[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올해 5월부터 시작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김건희 여사 특혜논란은 국회와 지역 부동산을 넘어 전 국민을 들썩이게 한 첨예한 이슈였다.
◇ 논란 제기되자 ‘정치적 공세’라며 백지화 선언한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오히려 여론 역풍 맞기도
논란이 퍼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동안 국력을 낭비할 수 없어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한다"며 "노선 검토뿐 아니라 도로개설 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서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괜히 의심받을 일을 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했다.
국책사업 전격 중단에 대한 국민의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토부는 관련 자료를 이례적으로 전면공개하는 동시에 사업 재개 카드를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백지화는 어떻게 보면 충격요법"이라며 "원 장관은 의혹이 해소되면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얘기했던 것이고, 다음 정부에서 김건희 여사 땅 등과 관계없을 때 진행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희망한 업계 한 전문가는 “이 정도 자료나 근거가 있었다면 차분히 토론을 통해 풀어갈 수 있었을 문제였을 텐데, 장관의 입에서 섣부르게 백지화라는 결정이 나온 것부터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며, “자료의 진위여부를 떠나 정부가 정치적인 명분도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 국감장에서도 뚜렷한 답변 안나온 서울양평道 문제, 박상우는 “진행돼야”
결국 해당 논란은 올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의 가장 핵심적인 사안 중 하나로 부각됐다.
국토부는 국감을 5일여 앞둔 지난 5일 해당 사업의 B/C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국토부는 대안노선이 종점구간 예타 반영노선에 비해 사업비가 더 많이 들지만(약 3% 수준) 교통량이 더 크게 증가(약 22% 수준)하기 때문에 B/C 값이 더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인구 25만명인 3기 신도시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유발하는 수요가 하루 1천대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 해당 고속도로가 인구 60만명인 서울 송파구와 연결되면 교통량이 4천대 증가한다는 국토부 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양평군 종점을 옮기는 것만으로 교통량이 6천대 늘어날 것이라는 국토부의 용역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원희룡 장관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도로 통행에 관한 전문적 분석 경험을 가진 분들이 답변하는 게 책임 있는 답변일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원 장관에 이어 차기 국토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상우 후보자는 20일 인사청문회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에 대해 "내년 예산에 일단 일부 반영돼 있어 고속도로(사업)는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양평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민간인일 때 언론 보도를 통해 많이 들었고, 후보자가 된 뒤에도 관련 부서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면서도 "현장에 가보지 못했고, 여러 가지 서류 검토를 못 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얽힌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는 통상적인 갈등 해결의 방법론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방법론이 결정되면 이에 따라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해서 결론을 내는 게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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