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11번가와 큐텐의 인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큐텐이 지분 교환 방식으로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양측은 가치 평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최종 결렬됐다. 현재 상황에서 SK스퀘어는 지분 약 18%를 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되사들이거나 FI의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 행사 선택지가 있는데, 사실상 드래그얼롱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11번가 콜옵션(매도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콜옵션 조항에 따라 투자금에 연이율 3.5%의 이자를 붙여 FI지분을 되사들이는 옵션을 포기하고 FI들이 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FI들과 드래그 앤 콜(Drag&call) 조항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 SK스퀘어가 FI들로부터 해당 지분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 조항, 5년 내 IPO에 실패할 경우 FI들이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을 묶어 11번가를 강제로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드래그얼롱 조항이 담겼다.
업계는 큐텐에 협상 중단을 요구한 SK스퀘어가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큐텐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 전인 9월까지 알리바바와 아마존 등이 11번가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적이 있어서다. 특히 알리바바가 추석 연휴 직전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고, 한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새로운 주인 찾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하지만 SK스퀘어는 이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사실 SK스퀘어에게는 그 어느 선택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로운 주인을 찾기에는 시간이 빠듯한 데다 여의치 않은 자금 사정에 SK그룹 임원 인사까지 앞둔 만큼 콜옵션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하나 남은 가능성은 FI의 드래그얼롱 행사인데, SK스퀘어는 최후의 시나리오로 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업계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이 없었던 만큼 드래그얼롱 행사 가능성에는 큰 무게를 두지 않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맞은 11번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행사 여부는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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