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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6(화)

상장 ‘올인’ 무신사 “기술자 모셔라”…쿠팡과 일전불사

기사입력 : 2025-12-1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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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쿠팡에서만 14명의 테크 인재 무신사로
미등기 임원 21명 중에서는 8명이 쿠팡 출신
쿠팡, 전직 임원 2명 상대로 전직금지 등 소송

무신사 조남성 신임 대표이사(CEO)와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진제공=무신사이미지 확대보기
무신사 조남성 신임 대표이사(CEO)와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진제공=무신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상장을 추진 중인 무신사가 기술 인재 영입에 바짝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쿠팡 출신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쿠팡 출신의 조남성 대표를 영입한 것을 비롯, 올해에만 쿠팡 핵심 테크 인재 14명을 대거 충원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은 이직한 임원 2명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갖가지 잡음에도 상장을 위한 기술적 기반 다지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 12일 쿠팡 출신의 조남성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영역별 C-레벨 책임제를 도입했다. 빠른 사세 확장에 맞춰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상장을 앞두고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다.

2026년 1월부터 적용되는 무신사의 C-레벨 책임제에서 사업 부문은 조만호 의장 아래 ▲최재영 CCO(최고커머스책임자) ▲최운식 CBO(최고브랜드책임자) ▲박준영 CGO(최고글로벌책임자)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조만호 CDeO(최고디테일책임자)가 맡는다. 사업 지원 부문은 조남성 신임 대표를 필두로 ▲최영준 CFO(최고재무책임자) ▲이재환 CLO(최고법무책임자) ▲이승진 CPRO(최고홍보책임자) ▲조남성 CHRO(최고인사책임자) 체제로 운영된다.

전체 9명의 C-레벨 가운데 3명이 쿠팡 출신이다. 조남성 대표는 쿠팡에서 글로벌 HR 전략과 조직문화를 총괄했고, 최재영 CCO 역시 2017~2022년 쿠팡에서 가전·럭셔리 뷰티 사업을 총괄했다. 전준희 CTO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총괄, 엔지니어팀의 성장과 기술 전략 실행을 이끄는 엔지니어링 부사장(Engineering VP)을 역임했다.

무신사의 미등기임원 중에서도 쿠팡 출신 비중이 두드러진다. 무신사의 미등기임원 21명 가운데 8명이 쿠팡 출신으로, 전체의 38%에 달한다. 플랫폼 비즈니스, 패션 커머스, 엔지니어링 등 핵심 영역 전반에 쿠팡 출신 인력이 포진해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의하면 ▲김진용 무신사 플랫폼비즈니스 오퍼레이션 담당임원은 쿠팡의 Head of Platform Business Service / InStock / Retail PM을 지냈다. ▲김일규 무신사커머스 유니섹스 글로벌 담당 임원은 쿠팡에서 Head of Fashion Apparel, Rocket Growth를 맡았다. ▲김홍겸 코어 엔지니어링 담당 임원 역시 쿠팡 Soft Engineering Director를 지냈으며 ▲김상범 엔지니어링 담당임원도 쿠팡 Company-wide Tech Strategies and Planning Lead ▲김영진 테크 29CM엔지니어링 담당임원은 쿠팡에서 Sr. Staff Backend Engineer를 맡았다.

이뿐만 아니다. 올해 쿠팡에서만 임원급 2명과 실무급 12명 등 총 14명의 핵심 테크 인재들이 무신사로 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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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에 이르자 쿠팡은 법적대응에 나섰다. 지난 7월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2명을 상대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이 지난 11월 이를 기각하자, 쿠팡은 이달 8일 항고장을 제출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자신들의 핵심 기술 등에 대한 영업비밀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쿠팡의 인재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패션플랫폼 업계의 쿠팡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도 성장할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개발 인재들의 유출이 이어지는 것 같다”면서 “어려운 업황으로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데 무신사가 상장을 추진 중이고 몸집을 키워가고 있어 (테크 인재들이) 쿠팡의 다음 선택지로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인재 영입은 상장을 전제로 한 ‘기술 중심의 체질 전환’으로 해석된다. 패션 플랫폼이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데이터·기술 기반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하면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만큼 테크 조직에 힘을 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스(POS)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스토어 운영도 자체적으로 하는 만큼 사세 확장에 따른 개발 수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10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국내 증권사 중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앞둔 기업에 기술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무신사는 지금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려는 단계”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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