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제5대 신용정보협회장으로 취임하며 신용정보업계 선봉장이 된 나성린 회장은 신용정보(CB)·채권추심·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세 업계를 관장하고 있다. CB사의 기술신용평가(TCB) 문제 해결부터 채권추심회사의 사업영역 확대, 마이데이터사의 세제혜택 제공을 위해 금융당국과 국회를 오가며 회원사들의 애로사항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특히 마이데이터사들의 원 보이스(One Voice)를 강조했다. 나 회장은 “금융마이데이터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마이데이터사들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모아 정부에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마이데이터사들의 적극적인 회원사 가입이 필요하며, 협회도 이들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신문은 지난 17일 나성린 신용정보협회장을 만나 협회 및 업계의 현재와 미래, 나 회장이 공략으로 내세운 사업의 성과와 추구하는 목표·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한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는.
▶취임할 당시 내놓았던 목표는 신용정보협회와 회원사의 위상을 높이고, 이들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그동안 협회 회원사들은 금융시장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왔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정부와 금융계에 CB사와 채권추심회사, 마이데이터사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회원사들이 재평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장규모가 제한돼 있어 발전에 한계가 있는 신용정보업계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채권추심회사가 자산유동화회사(SP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자산유동화법 개정안 통과’라는 성과도 거뒀다. 다만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특히 향후 1년은 채권추심회사의 사업영역 확대와 CB사의 TCB 문제 해결, 마이데이터사의 회원가입에 집중해야 한다.
채권추심업자 사업영역 확대 공략 잘 지켜졌나.
▶한정된 영업 범위 안에서 극심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채권추심회사를 위해, 채무자대리인제도와 채무조정교섭인제도 통과를 저지했다. 두 제도 모두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확산과 연체율 증가, 금리 인상 등 회원사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이미 법안이 폐지되거나 입법예고가 취소됐다. 현재는 부실채권 매매업 허용 및 공공채권 민간위탁 등의 업무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의 협회 가입률이 저조하다. 이를 끌어올릴 계획은.
▶금융위 인가를 받은 마이데이터사는 총 64곳인데, 이중 6곳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이들이 협회에 많이 가입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협회 감독규정 개정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 6월부터 약 두 달간 운영한 ‘금융데이터 규제개선 TF’에 신용정보협회도 참여했다. TF는 세 개 분과로 구성돼 신용정보법령 정비와 가명데이터 활용 지원 및 데이터 결합률 제고, 개인마이데이터 고도화에 대한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용정보협회는 아직 감독규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광고나 규약과 관련한 최소한의 감독규정 도입을 요청했다. 올해가 가기 전 개선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 마이데이터사의 초기투자에 대한 조세특례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산업은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다. 다만 마이데이터사의 수익이 아직 미미한 상황을 고려해, 이들의 초기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CB업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CB사를 위해 TCB 제도의 불합리한 측면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먼저 의뢰 금융기관(은행)이 CB사에게 지급해야 할 TCB 평가 수수료를 과도하게 인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기술은 있으나 투자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CB사의 TCB에서, 은행의 ‘을’인 CB사의 평가 수수료는 지속적으로 폭락하고 있다. CB사가 위법사항에 대한 제도 개선 없이 과도한 과태료를 부과 받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외에도 오는 2025년부터 법제화를 추진 중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로 CB사의 업무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인사업자CB업과 대안CB업의 정착과 이들의 협회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인CB 및 기업CB 총 8개사가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최근 개인사업자CB와 대안CB 8개사가 금융위 인가를 받았는데, 이중 1개사만 협회에 가입돼 있다.
업계를 둘러싼 규제 환경 언제쯤 나아질까.
▶신용정보업계에 대한 규제는 완화할 조짐이 없어 보인다. 특히 불법 채권추심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오해로 국회와 정부 당국이 채권추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를 꺼려 하고 있다. 채권추심회사는 금융위의 인허가를 받아 설립돼 엄격한 추심 규제를 받고 있다. 불법적이거나 과도한 채권추심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또 현재 채권추심사들이 과도한 과태료를 맞고 있다. 이들은 초단기채권에 대해 수임사실을 통지할 필요가 없어 연체 통지만 하고 있는데, 법무부가 이를 수임사실 통지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채권추심에 대한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아마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CB업과 마이데이터산업은 ‘데이터경제 활성화’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반면 지속적인 정보 보안 요구와 소비자 권익 보장 등의 요구에 따른 규제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성장을 위한 현실적인 어려움과 대안은.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신용정보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업무영역 확대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줬으면 한다. 회원사들도 협회가 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업계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선 협회를 중심으로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나 역시 신용정보협회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정상화시키고, 협회 규모를 2배 이상 확대시킬 것이다.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