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MD는 “쉽지 않은 날들이었지만 소비자들 마음에 쏙 들만 한 상품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 MD는 “보통 상품은 메인 콘셉트가 정해지고 ‘맛’을 구현하는 데까지 1개월 정도면 되는데 ‘돈사골 새우라면’은 4개월이 걸렸다”며 “그동안 만든 약 150개 상품 중에서 맛을 구현하는데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만큼 국물 맛의 미묘한 차이, 자꾸만 먹고 싶게 하는 맛을 구현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수많은 종류의 라면이 있지만, 사골과 새우 베이스 종류는 많지 않다. 소비자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돈사골 새우라면’ 출시는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이은보라MD는 자신 있었다. 정말 맛있는 국물 맛을 구현해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돈사골 새우라면’은 된장과 진한 돈사골 육수를 베이스로 새우와 홍합 등 각종 해산물을 함유해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인 상품이다. 라면스프 3종이 들어있는데 여기에는 총 30가지 이상의 원물을 사용해 마치 일본 라멘 전문점과 같은 깊고 진한 국물을 구현했다. ‘면’에도 신경을 썼다. 일반 컵라면 면이 아닌 마치 칼국수처럼 납작하고 넓은 면을 사용해 차별화를 줬다.
“면 역시 진한 국물에 겉돌지 않고 잘 베어야 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보통 다른 상품은 몇 가지 정해진 면에서 먹어보고 결정하는데, 이번엔 제가 원하는 면을 찾기 힘들어 직접 제조사 연구소에 찾아갔어요. 연구소 직원들과 생산 가능한 모든 면을 활용해 맛 품평회를 진행했죠.
많이 먹어본 자가 많이 안다고 했던가. 이 MD 폰에는 국내외를 합쳐 수천 개 ‘맛집’ 리스트가 저장돼 있다. ‘맛집 찾기’가 오랜 취미인 만큼 각종 지도 앱에는 별표로 가득 차 까맣게 표시될 정도다. 여러 나라,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고 아이디어도 얻는다.
“이번 라면을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맛있는 사골 국물 라면’이었어요. 그래서 라멘집 퀄리티 사골 국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죠. 원하는 국물 맛을 구현해 내기까지 제조사와 수차례 수정과 테스트를 거쳐 만들었습니다. 느끼하지 않도록 된장을 추가해 깔끔한 맛을 냈죠. 새우 조합은 초반부터 고려했던 부분이었어요. 일본 현지 라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맛의 조합이라 과거 일본 여행지 맛집들의 상품들을 참고했습니다.”
‘돈사골 새우라면’ 가격은 2000원이다. 보통의 컵라면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대지만 무려 30가지 이상 원물을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 좋은 상품으로 평가된다.
“돈사골 새우라면은 원가율이 특히 높은 상품이었어요. 개발 과정에서 투하된 원물도 많아졌고, 별첨스프가 1개에서 3개로 늘어나면서 제조 공정상 원가가 추가됐어요. 이런 과정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면 판매가가 지금보다 더 높게 책정됐을 테지만, 소비자가 부담 없이 구매 가능한 판매가도 중요했죠. 제조사와 꾸준한 논의를 거쳐 현재 판매가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MD는 처음 상품을 생산할 때 반드시 공장을 찾아 공장 담당자들과 함께 시식을 한다고 한다. 그때 반응을 보고 ‘돈사골 새우라면’ 성공을 확신했다고 한다.
“공장 분들은 MD보다 더 많은 라면을 접하는데 최근 출시한 신상품 중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들었어요. 여러 사람 노력이 들어간 상품이다 보니 성공을 함께 예견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직 안 먹어본 분이 있다면 단돈 2000원에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사골라면을 꼭 추천합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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