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여태껏 내부 개발사를 통한 퍼블리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출시 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며 크래프톤의 장밋빛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신작 ‘프로젝트 블랙버짓’, ‘골드러쉬’, ‘넥스트 서브노티카’도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그때까지 신작 공백이 생겨버린다. 차기 대작으로 불리는 '눈물을 마시는 새'는 2026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으나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도 이것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에만 네 군데의 외부 개발사에 총 92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2월 국내 게임 개발사 ‘퍼니스톰’에 80억원을 투입해 24.24% 지분을 확보했다. AR(증강현실) 기술에 RPG(롤플레잉게임)를 접목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어 5월에는 미국 소재 개발사 ‘플레이긱’과 ‘가든스 인터랙티브’에 각각 263억원, 159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로 얻은 지분율은 각각 14.81%, 10.15%다. 플레이긱은 판타지 세계 내 팀 배틀 게임 ‘미스틱 킹덤’을 개발하고 있다. 가든스 인터랙티브는 판타지 어드벤처 기반의 샌드박스 ARPG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이터나이츠' 개발사 스튜디오 사이의 시리즈 투자 유치를 주도했다. 규모는 700만달러(약 94억원). 스튜디오 사이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라이엇 게임즈 등 여러 게임사를 거친 유재현 대표가 2020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12일엔 국내 게임 개발사 바운더리에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바운더리는 이달 문을 연 신생 개발사로, 현재 핵앤슬래시 장르 신작 ’프로젝트 너트‘를 개발 중이다. 이번 시드 투자로 크래프톤은 신작에 대한 글로벌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됐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내부의 게임 관련 투자팀과 게임 외의 건 투자팀 등 여러 조직에서 다방면으로 투자 건을 검토하고 있다”며 "퍼블리싱 권한이 독점인지 여부와 수익 분배 구조 등은 투자 건마다 상이하다"고 말했다.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인도 내 기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인도 및 신흥 시장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인도는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 생태계 자체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신작 제안 제도를 도입해 게임 개발에 뜻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내년까지 24개 이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배동근 CFO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크레이티브를 발굴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 체계로의 전환을 통해 앞으로 보다 많은 게임을 타석에 세우고 높은 퀄리티의 신작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해 여러 개의 글로벌 IP를 보유하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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