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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오릅니다”…은행들 가계대출 죄는 이유는 [대출금리 상승]

기사입력 : 2023-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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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급증세…5대 은행 대출 잔액 682조 넘어
가산금리 0.1~0.3%p↑…차주 이자 부담 늘어날 듯
금융당국, 대출 관리 강화…"50년 주담대, 비상식적"

“금리 더 오릅니다”…은행들 가계대출 죄는 이유는 [대출금리 상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늘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등 주요 대출 상품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 늘어나고 신규 대출자의 문턱도 높아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5년 변동 상품의 금리를 0.1% 포인트 인상한다. 그 외 상품 금리는 일괄 0.2% 포인트 올린다. 전세대출 금리는 0.3% 포인트 상향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0.1%포인트, 신규코픽스 및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0.2% 포인트 인상했다. 신규 및 신잔액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변동금리(6개월 신규)도 0.2% 포인트 높였다.

올 1월부터 기준금리가 3.50%로 동결된 상황에서 최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금리 운용 기준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아파트론·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 상품의 상품별 금리 감면율을 0.15% 포인트 줄였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 요청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은행에서만 가계대출 금리가 인상되면 타 은행으로 대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5대 은행에서 모두 주담대와 전세 대출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금융당국과 5대 은행 부장단은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수요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5174억원 늘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514조9997억원에서 517조8588억원으로 2조8591억원 늘었다.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권은 지난 2021년 하반기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맞춰 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문턱을 높인 바 있다. 당시에도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금리를 높여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했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시장금리 상승도 은행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4.795%로 연고점을 찍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긴축 장기화 전망에 미국 국채금리 급등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하반기 고금리로 받아둔 정기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한 은행 간 수신 경쟁이 벌어지면서다.

일부 은행에서는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이 연 5%대로, 상단이 6% 중반대로 올라섰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연 7%대를 돌파했다.

문제는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다. 직방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 주담대 관련 대출을 보유 중인 차주의 58.1%는 지난해보다 이자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대출 금리별로는 연 3% 미만이 25.8%, 연 4~4.5%가 13.3%, 연 6% 이상이 12.9%였다. 연 4% 이상의 비율이 지난해 46.6%에서 올해 58.4%로 뛰었다.

시중은행들은 50년 만기 주담대 등 초장기 대출 상품의 문턱도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13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만 34세 이하’에만 내주기로 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해 10월 SC제일은행, 12월 광주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수협은행과 대구은행, 전북은행이 잇따라 출시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농협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카카오뱅크, 하나은행, 신한은행, 경남은행, 우리은행 등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하자 대다수 은행에서 해당 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연령제한을 설정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중순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실행 시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 능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하기도 했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의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에 대해 “순전히 대출을 늘려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노력으로밖에는 읽히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이 최근에 늘린 50년 만기 주담대는 변동금리에다가 다주택자도 포함되고 나이가 60세 이상인 사람에게도 주는데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가계부채에 대해 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국민으로서, 금융인으로서 기본적 상식을 갖고 있으면 그런 상품을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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