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국정감사 결과보고서’에 포함된 내용 중 정무위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요구한 제2금융권 및 핀테크업권 관련 시정·처리 요구사항에는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제2금융권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전산사고 대응체계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피감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소속 상임위 의원들에게 지적당한 항목에 답변을 달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결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피감기관의 보고서 공개 역시 그 시기가 밀리게 된다.
2022년도 정무위 국감 결과보고서는 지난달 6일 공개됐다. 지난해 국감이 끝나고 결과보고서가 채택되기까지 약 11개월이 걸린 셈이다. 정무위 홈페이지 확인 결과, 금융위와 금감원의 결과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은 상태다.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 현실화
정무위는 수수료 부과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위에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 수수료와 서비스의 항목별 공시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말 현실화됐다. 당정은 작년 12월 빅테크가 간편결제 수수료를 6개월마다 공시하도록 결정했으며, 금감원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간편결제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전자금융업자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쿠팡페이·지마켓·11번가·우아한형제들·NHN페이코·SSG닷컴·비바리퍼블리카 등은 지난 3월 말 자사 홈페이지에 결제수수료율을 처음 공시했다. 8월 말에는 두 번째 공시가 이뤄졌다.
간편결제 수수료 규제는 올해도 정무위 국감 주요 이슈로 꼽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3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간편결제 수수료 규제의 필요성과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영세·소상공인의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 완화와 결제 업체 간 공정경쟁 유도를 위해 입법 및 금융당국의 적절한 정책의 시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저축은행·상호금융 이어 카드사도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와 제재방안 마련도 요구했다. 지난해에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도 횡령 사고가 발생했는데, 문제는 그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5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에서 직원 한 명이 16년에 걸쳐 4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객 예금이나 보험상품을 해지해 돈을 빼돌린 뒤, 해당 상품이 만기가 되면 새로운 고객의 금융상품을 해지해 돈을 돌려주는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6월에는 2015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회사 내부 문서를 위조해 회삿돈 총 94억원을 빼돌린 KB저축은행 직원이 구속됐다.
앞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8월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올해 6월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책임을 피할 수 없도록 하는 책무구조를 도입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최근에도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아직 금융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에는 롯데카드에서 마케팅 담당 직원들이 협력업체와 짜고 105억원을 배임한 혐의가 드러났다.
금융권 IT사고 근절 대책 마련
정무위는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에 따른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이를 계기로 금융사의 전산사고 대응체계 강화를 위한 IT 인력 육성과 유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국감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재해 발생 이후 3시간 내로 중요 데이터를 복구하도록 만든 자체 매뉴얼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IDC의 전체 셧다운에 대비한 훈련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도 꼬집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달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대책과 실천 과제 등을 담은 첫 ‘카카오 안정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내년 1분기에는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본격 운영한다. 2021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센터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건립 중이다.
금감원에선 지난 3월 ‘디지털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하고 고객정보 유출과 서비스 접속 장애 등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금융권 IT 사고를 근절하기 위한 감독·검사 업무 방향을 소개했다.
금융사 공통으로 발생하는 전산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를 고도화하고, 수시·테마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인증 체계와 단말기 보안 체계 등을 중점 검사하는 한편,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MTS·HTS 등 주요 서비스에 대한 성능관리 현황도 중점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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