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을 이어 KB금융지주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오는 8일 결정된다.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양종희 부회장과 김병호 베트남HD은행 회장 등 3명으로 후보군이 좁혀진 가운데 부회장 2인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달 29일 차기 회장 2차 숏리스트를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허인 부회장과 하나은행장·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한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으로 압축했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인사인 부회장 2명 중에서 최종 후보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회장은 취임 후 경영승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그룹 부회장직 신설로 후계 구도를 정립해왔다.
이들 부회장은 같은 1961년생으로 각각 국민은행 전신인 장기신용금고(허인), 주택은행(양종희), 국민은행(이동철) 출신이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이들 부회장에 평소 이력과 다소 동떨어진 부문을 담당하도록 업무를 변경하는 등 본격적인 후계자 검증에 나서왔다.
1차 숏리스트에는 부회장 3명이 모두 이름을 올렸지만 2차에서는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만 남았다.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 모두 탁월한 리더십과 전문성, 경영 역량, 소통 능력 등을 갖춘 후보인 만큼 치열한 양강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다.
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출신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영남 출신인 허 회장이 앞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전북 임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전남 보성)은 호남 출신이고,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이다.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통한다. 1988년 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해 국민은행 대기업부 부장, 동부기업금융 지점장,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쳤다. 윤 회장이 2014년 11월 취임한 뒤 실시한 첫 인사에서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돼 카카오뱅크 지분투자와 설립 컨소시엄 업무 등을 담당했다.
2016년 은행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그룹 대표(부행장)에 오른 뒤에는 탁월한 기관영업 실력을 발휘했다. 다방면의 성과를 바탕으로 허 부회장은 2017년 11월 당시 부행장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로 국민은행장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윤 회장은 은행장 겸직을 내려놓으면서 허 부회장을 직접 국민은행장으로 앉혔다. 이후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 설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허 부회장은 4년간 국민은행을 이끌면서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부회장 취임 후 국민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등 안정적인 이익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해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오른 허 부회장은 현재 글로벌부문장 겸 보험부문장을 담당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사외이사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부회장은 KB금융의 ‘재무통’으로 꼽히지만, 은행에서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데다 지주에서 자회사 관리 업무까지 섭렵해 지주와 은행을 종합적으로 관할할 수 있는 몇 없는 인물로 언급된다. KB금융 내부에선 양 부회장만큼 은행과 비은행, 전략부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양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종합기획부와 재무기획부를 거쳐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주로 자리를 옮겨 이사회 사무국장,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윤 회장과는 2013년 7월 임영록 전 회장 취임 이전 1년 6개월가량 지주 전략담당 CFO와 경영관리부장으로 함께 일하며 신뢰를 쌓았다.
2013년 말 전략기획부 상무로 승진한 양 부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를 총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 윤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전무를 건너뛰고 재무 담당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양 부회장은 2016년 3월 KB손해보험 대표에 올라 관례를 깨고 3연임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에는 KB금융이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가장 먼저 임명됐다. 현재 지주에서 개인고객·WM연금·SME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회장 인선 당시에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바 있다.
유일한 외부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병호 HD은행 회장은 하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은행과 지주에서 다양한 업무를 두루 맡은 '전략·재무통'이자 글로벌 영업 경험이 풍부한 은행업 전문가로 꼽힌다.
김 회장은 1961년생으로 명지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1987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시절부터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촉망받던 김 전 부회장은 하나은행 뉴욕지점장, 하나금융지주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재무담당 부사장(CFO) 등을 지냈다.
2015년 2월부터 8월까지 하나은행장을 맡아 외환은행과의 통합 기반을 다졌고 2015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는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냈다. 지난해 5월부터 HD은행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2020년 KB금융 회장 선임 당시에도 유일한 외부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같은 해 은행연합회장 롱리스트에도 포함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숏리스트에 올랐으나 본인 의사 타진 과정에서 고사 의사를 밝혔다.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 1차 후보군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KB금융은 최종 후보자가 정해지면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 절차를 밟는다. 이후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총을 통해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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