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2022년도 임원인사에서 최재원닫기최재원기사 모아보기 수석부회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밝혔던 평가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동생인 최 수석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인맥을 바탕으로 그룹 사업 확장을 이끈 전략통이다. 2005년 SK가 배터리에 본격 진출한 초기 단계부터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SK에 따르면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회장과 만나 사업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지난 3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짐 로완 볼보 사장과 만났다.
최 수석부회장이 유럽의 두 완성차 기업 CEO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 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벤츠와 볼보 모두 완성차 최대 화두인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회사인 만큼 배터리 공급 확대를 논의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추측이 나온다.
SK온은 이미 양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공급량 기준으로 비중을 따지면 중요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SK온은 현재 파우치 형태 배터리만 만들고 있는데, 벤츠와 볼보는 각형 배터리를 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를 통해 각형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추가 대량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실제 SK온은 최 수석부회장 리더십 아래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스카우트 하는 등 인사 전략도 바꾸고 있다.
지난달초 SK온은 한온시스템 CEO로 있던 성민석 전 대표를 신설한 CCO(최고사업책임자)로 영입했다. CCO는 산하에 마케팅, 구매, PM(프로젝트 관리) 등 사업 부서를 거느리게 하는 조직 개편도 동시에 진행했다. 완성차 업체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사업 조직을 이끌 인사에 자동차 부품회사 CEO 출신을 배치한 것이다. 성 CCO는 한온시스템에 입사하기 전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김경훈 CFO도 지난해말 한국스탠다드차트은행에서 SK온으로 스카우트됐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SK온이 재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SK온은 자금 확보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급한 불을 껐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 협력사인 현대차·기아에서 역시 2조원 차입한 것을 포함해 지난해말부터 올해 8월까지 약 8조원 자금을 확보했다.
다만 SK온이 고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6년째 누적되고 있는 적자 탈출이 최우선 과제다. SK온을 지원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정유사업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글로벌 금리인상 흐름에 이자율을 감당하기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결국 SK온 스스로 사업을 통해 현금창출능력을 입증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K온이 이번 3~4분기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내년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SK온 발목을 잡아왔던 수율 문제도 개선 추세에 있고,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혜택)도 하반기부터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SK온이 올해 3분기 영업손실 16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4분기 358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포드가 F-150 라이트닝 생산량을 5만대에서 15만대로 설비를 3배 확장하면서 SK온 배터리 출하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AMPC 효과도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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