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5011억원으로 전년(4690억원) 대비 6.8%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24억원으로, 전년(422억원) 대비 46.9%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당기순손실도 211억원으로 전년(276억원) 보다 적자 폭을 감소시켰다. 이로써 3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쏠린다.
남양유업은 2010년대 매출 1조원을 넘겼고, 2014년부터는 5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저출산 기조가 심화됐고,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코로나 예방 효과 관련 설화가 맞물리면서 적자 전환했다. 2020년 매출액은 948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영업손실도 771억원을 내며 6년 만에 적자에 휩싸였다. 2021년도 매출액 9561억원, 영업손실 779억원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작년에도 매출액 9646억원, 영업손실 868억원으로 적자 폭은 계속해서 높아져만 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는 급격하게 반전되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400억원, 영엽손실 157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분기(-222억원)보다 적자 폭을 41.6%나 감소시킨 수치다. 2분기 역시도 26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상반기 매출 5000억원 달성에 성공하며 연매출 1조원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상반기 영업손실도 적자 폭을 46.9%나 메꿨다. 남양유업의 적자 전환은 3년째 장기화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과도 맞닿아 있다. 남양유업은 2021년 4월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해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비판을 불렀다.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사태 책임을 지고 회사를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남양유업, 한앤코에 쌍방 대리한 것을 문제 삼아 백지화했다. 이에 홍 회장과 한앤코는 남양유업 경영권을 두고 3년째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남양유업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나 선호도도 급격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주가도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나 급락했고, 기업의 ESG등급(한국ESG기준원)도 2021년 B+등급에서 2022년 C등급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은 추락한 기업 이미지에 있었다. 물러날 곳이 없었던 남양유업이 소비자들이 기대를 저버린 틈을 타 오히려 적극적으로 리브랜딩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전화위복은 미미하게나마 실적으로 반영됐다.
동시에 남양유업은 기업의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 기조에 대응하고자 출산을 앞둔 임신부나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육아교실’을 활발하게 전개해오고 있다. 여기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취약계층 산모들에 음악회를 마련해주거나 분유 등 1억원 상당의 출산지원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미혼모 생활시설에 자사 분유나 제품들도 지속 후원해왔다. 친환경 측면에서는 2020년부터 자원순환 캠페인인 ‘Save the Earth’를 추진해왔다. 버려지는 병뚜겅이나 빨대, 멸균팩 등을 모아 모빌이나 키링, 패널 등으로 리사이클링했다. 인천 송도에서는 해안가 주변 플라스틱 빨대나 뚜껑을 줍는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도 개최했다. 상생경영에서 남양유업은 2013년부터 대리점주 자녀들에 학비를 지원해주는 ‘패밀리 장학금’ 제도도 운영해왔다. 현재까지 963명에 12억5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명절 등 대목에는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해주는 제도도 이어왔다. 지난 4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우수 기업연구소’로 남양유업 중앙연구소가 지정되기도 했다. 남양유업 중앙연구소는 스테디셀러 제품인 ‘불가리스’, ‘아인슈타인’, ‘이오’, ‘아이엠마더’ 등을 탄생시킨 곳이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초코에몽 같은 장수 브랜드를 아이스크림이나 빵으로 만들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아몬드데이, 테이크핏 같은 신사업에도 강화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취약계층에 대한 후원과 봉사도 이어가겠다"고 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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