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월배당 ETF 등 인컴형(income) 상품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유 있는’ 투심 몰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ETF 상장이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ETF 중에서도 지급주기를 분기에서 월(月)로 변경하는 식으로 월배당 상품군 확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찰스슈왑에서 운용하는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동일한 쌍둥이 상품의 경우, 운용사 간 경쟁적 보수 인하로 시장 점유율 뺏기와 지키기가 치열하다. ‘한국판 SCHD’ 간 혈투라고 볼 수 있다.
그것도 잠시, 신한자산운용이 수수료 ‘키 맞추기’에 나섰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11월 내놨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총보수를 2023년 6월 22일자로 연 0.03%까지 낮춰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을 내걸었다.
여기에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참전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1년 10월 내놨던 ACE 미국고배당S&P ETF 종목명을 2023년 7월에 ‘ACE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로 바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배당 방식도 월배당으로 바꾸는 대응에 나섰다. 특히 보수를 동일 기초지수 SCHD ETF 가운데 글로벌 최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연 0.01%로 배수진을 쳤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월배당 ETF같은 인컴형 상품은 매월 예상 가능한 현금흐름이 생긴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투자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ETF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월분배 상품이 이미 일반적으로 퍼져 있었다. 고령화 시대로 ‘먼저’ 진입한 일본의 경우에도, 오래 전부터 월배당 펀드 상품 인기가 높다고 전해져온 바 있다.
사실 한국도 기미를 보인 바 있다. 월배당 ETF가 나오기 전에 분배금 지급주기를 달리해서 매월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ETF 포트폴리오 ‘레시피’가 개인들 사이에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보면, 은퇴해서 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인 ‘소득 크레바스(Income Crevasse)’에 대한 불안이 월분배 인컴형 상품에 대한 투심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금계좌로 장기 투자할 경우 과세 이연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만 55세 이후 인출하면 분리과세(15.4%)보다 낮은 3.3~5.5%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된다.
다만 월배당 ETF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특히 월간 단위 분배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게 기본 뜻이라는 점을 챙겨둘 필요가 있다.
특히 연 2000만원이 넘는 배당소득을 올리면 종합소득세로 과세된다는 점에서 세금 관련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도 있다.
기존 연간, 분기 단위로 받던 분배금이 월분배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체 총 분배금에 사실상 특별한 변화가 없거나, 심지어 적어질 수도 있으니 꼼꼼히 저울질 해봐야 한다.
즉 월배당 지급 방식 자체보다 배당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성, 총수익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월배당 ETF 성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재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ETF 수익률인 총수익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가 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씁쓸한 측면도 있지만, ‘똘똘한’ 월배당 ETF 상품이 더욱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