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는 아스파탐을 다른 감미료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아스파탐은 단맛이 설탕의 200배에 달하는 반면 칼로리가 낮아 인공감미료로 흔히 사용됐다.
아스파탐은 지난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래터가 궤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우연히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만성질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의 대안으로 알려지며 현재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200여개국에서 사용을 승인받아 활발히 쓰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WHO 발암 물질 분류 예고에 식품 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아스파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식품안전청(EFSA),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많은 국가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사용을 승인한 원료로 수 십 년간 써왔던 성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롯데칠성음료, 빙그레, 오리온, 크라운제과, 동원 F&B, 서울장수, 지평주조, 국순당 등이 있다.

위 업체들은 사안이 알려지자 자체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펩시를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어제 오전 긴급회의를 갖고 한국식품산업협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응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이 극소량이라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다른 대체제로 선제적으로 교체한다 계획이다. 또 각 제조사 별로 따로 대응하기 보다 공동 대응 기준을 마련해 대응할 예정이다.
이 외에의 오리온, 크라운제과, 빙그레 등도 아스파탐 대신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은 안전한 감미료로 알려져 믿고 사용해왔던 것"이라며 "WHO 승인에 따라 해당 원료를 사용했고 후속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가 과거 발간한 자료 등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가 아스파탐이 약 43㎎ 함유된 다이어트 콜라 1캔(250㎖)을 하루 55캔 이상 매일 마시면 일일섭취허용량(ADI)이 초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걸리의 경우 체중이 60㎏인 성인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ADI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ADI는 사람이 일생 동안 매일 먹더라도 유해한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당 1일 섭취량을 말한다. 식약처는 아스파탐 같은 감미료에 대한 ADI를 설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데,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이 기준치 내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자료 발표 당시 “사실상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스파탐은 섭취 시 페니알라닌과 아스파트산, 미량의 메탄올로 분해된다. 메탄올은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돼 배출된다. 아스파탐에서 분해된 메탄올의 양은 과일, 채소 등 식품을 통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양보다도 매우 적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의 위해성을 놓고 국내외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식약처는 어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14일 WHO가 발암물질이라는 공식 결과가 나오면 세부 사항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확정할 것”이라며 “WHO의 발표 내용 이후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들의 대응 등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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