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연금 마스터’ 제도를 앞세워 고객 노후 동반자를 자처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향후 10년 이내 100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객 최우선주의’를 지향점으로 삼고 치열한 금융사들의 경쟁에서 우뚝 서겠단 각오다.
노력의 결과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적립금이 지난달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조금씩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구성한 투자 성향별 디폴트 옵션 상품 10종 수익률이 모두 10위권에 거뜬히 진입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고객이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찾는 ‘맛집’으로 되는 게 목표다. 상품 다양화와 수익률 제고, 비대면 서비스 강화, 완전 판매 프로세스(Process‧체계)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춰 건강한 디폴트 옵션 상품을 맛있게 선보이려 한다.
연금 마스터 지휘 아래 ‘개인 고객’ 잡는다
김상태 대표는 ‘개인 고객’을 중심으로 두고 퇴직연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상담하는 ‘연금 마스터’가 주축이다. ‘연금 마스터‧연금 프로’ 체계는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한 신한투자증권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퇴직연금 사업 강화를 위해 도입했다.연금 마스터는 39명, 연금 프로는 212명이 포진돼 있다. 이들은 신한투자증권 연금 사업본부 내 연금 관련 전문 인력으로 활동한다. 연금 고객 수요에 맞는 전문적 상담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프로 중에서 특화된 인력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다시 선발한 게 ‘마스터’라고 보면 된다.
신한투자증권의 연금 사업본부는 연금 사업부와 연금영업센터 두 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연금 사업부에선 퇴직연금뿐 아니라 연금저축 등 신한투자증권의 연금 사업 전체를 지원한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기획팀 ▲상품팀 ▲업무팀으로 또 나뉜다.
기획팀에선 연금 사업 전략 설정 및 제도 대응, 고액 자산가(VIP‧Very Important Person)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계리팀 업무인 계리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꽃이라 할 수 있는 상품팀은 원리금 보장상품 발행 업무를 비롯해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 전략) 전략부와의 협업을 통한 비보장 상품 라인업 구축 등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업무팀은 퇴직연금 운용과 자산관리, 비대면 서비스 개발 및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연금영업센터는 퇴직연금 법인 영업과 함께 영업점 채널 지원에 방향성을 둔다. 지방 거점 점포를 포함한 영업 컨설팅(Consulting‧자문) 팀이 주로 퇴직연금 법인 영업을 담당하며, 채널 영업 지원팀이 영업점 연금영업을 지원한다. 현재 디지털 PB(Private Banker‧금융 포트폴리오 전문가) 센터 인력은 총 71명이다. 이들은 퇴직연금‧개인연금에 특화된 고객관리팀 9명 인력과 비대면 업무를 진행한다.
박성진 신한투자증권 연금 사업본부장은 7일 <한국금융신문>과의 대면 인터뷰(Interview‧대담)를 통해 “눈을 혼자 굴리는 것보다 여럿이서 굴리는 게 눈사람을 빨리 만들 듯 퇴직연금 직원이 많을수록 집단지성을 활용해 고객 반응을 더 긍정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올해부터 시행한 ‘연금 마스터’ 제도로 인해 직원들의 성장 동기도 새로 부여하고 있어 앞으로 꾸준한 성과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 말했다.
DC·IRP 성장… 디폴트 옵션 상품 수익률도 높아
퇴직연금 조직체계 변화에 공들인 결과 사업 성과는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이 누리집에 공시한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조4493억원이다. 1년 전에 비해 21%가량 더 늘었다.확정 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과 IRP의 꾸준한 성장이 적립금 규모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IRP의 경우, 적립금 규모가 지난 2021년 처음 5000억원을 넘어선 뒤 약 2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IRP 연간 성장률은 작년 연말 기준 48%다. 증권업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성장률 배경엔 ‘높은 수익률’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퇴직연금제도의 변화에 있어서 핵심으로 지목되는 디폴트 옵션 상품 첫 수익률 공시에서 미소를 지을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1차 승인받은 상품(초저위험 제외 6종)이 모두 1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이다. 상품 우수성을 증명한 것과 다름없다.
고용노동부도 이러한 성과를 인정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 신한투자증권을 ‘종합 우수사업자’로 뽑았다. 3년 연속 ‘수수료 효율성 우수사업자’라는 영광도 안겨줬다.
성장 비결이 뭘까? 우선 ‘상품 다양화’를 들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상품 맛집이라 불릴 수 있도록 펀드 737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 및 리츠 (REITs·부동산 투자신탁회사) 520개 정도를 마련한 상태다. 디폴트 옵션 상품은 정기예금부터 생애 주기 펀드(TDF·Target Date Fund), 밸런스 펀드(BF‧Balance Fund), 디폴트 옵션 전용 펀드 중심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고객은 자신만의 수요에 맞춰 상품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올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추가 승인받은 3종 디폴트 옵션 상품이 이목을 끈다. 신한자산운용(대표 김희송‧조재민)과 협업해 출시한 상품들이다. 각 상품은 디폴트 옵션 전용 펀드(신한밸런스프로 적극형 및 중립형)를 중심으로 신한투자증권 자문을 거쳐 신한자산운용이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책임 투자를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펀드당 10억원, 12억원씩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상품 3개를 추가로 승인받으면서 신한투자증권은 디폴트 옵션 상품 10개를 꽉 채웠다. 국내 43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10개 상품 승인을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과 삼성화재해상보험(대표 홍원학닫기홍원학기사 모아보기) 두 곳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현재 각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1개의 원금 보장형 포트폴리오와 3개씩의 고‧중‧저위험 원금 비보장형 포트폴리오 등 총 10개 상품까지만 승인하고 있다.
김상태 대표는 고객이 상품에 접하는 환경도 개선했다. 이를테면 더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편하게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이다.
우선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대표 김군호‧이철순)와 손잡았다. 1억 이상 자산가·수익률 상위 10% 고객의 ‘매수 상위 펀드 추천 서비스’부터 고객 거래패턴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ETF를 추천하는 ‘취향 저격 베스트(BEST) ETF 서비스’ 등의 정보를 고객에게 준다. 작년 연말엔 모바일과 웹사이트 고도화 작업을 진행해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 및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도 높였다.
지난 4월 출시한 ‘신한 개인연금 랩’ 서비스도 고객의 투자 편의를 돕는 여러 방안 중 하나다. 연금저축 계좌에서 다양한 펀드를 활용해 전 세계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고객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인의 퇴직연금을 관리받을 수 있다. 리서치 센터(Research center‧연구원)를 비롯해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리서치 조직, 포트폴리오 전문부서 등이 협업해 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매달 성과를 분석하기에 믿을 만하다는 평이 나온다.
완전 판매 프로세스 구축에 힘쓴 것도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데 주요 역할을 했다. 디폴트 옵션 시행 전 유예기간 동안 상품 라인업과 고객 소통 강화에 신경 쓰는 한편 완전 판매 프로세스를 다시 다지는 노력을 기울였다.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직원들이 디폴트 옵션 상품 판매 과정에 있어 중요 안내 사항을 빠뜨리거나 잘못 안내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한 것이다.
박성진 신한투자증권 연금 사업본부장은 “개인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연금을 세심하게 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연금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거리 두지 말고 디폴트 옵션이나 개인연금 랩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자에게 운영을 맡겨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