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14일 유가증권시장(KOSPI)에선 ▲동일산업(대표 오순택·오승민) ▲방림(대표 서재희) ▲대한방직(대표 설범·김인호) ▲만호제강(대표 김상환) 등 4곳이 하한가를 맞았다. 또한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에서선 동일금속(대표 오길봉) 1곳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한가 관련 종목들의 관련성이 뚜렷하게 지목되지 않는 상황 속 일각에선 지난 4월 발생한 ‘SG증권 발 하한가 사태’가 재현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G증권 발 하한가 사태는 지난 4월 24일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한 사태를 일컫는다. 8개 종목은 ▲다우데이타(대표 성백진)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황준호) ▲대성홀딩스(대표 김영훈‧김정주 ▲삼천리(대표 이찬의‧유재권) ▲서울가스(대표 박근원‧김진철) ▲선광(대표 이도희) ▲세방(대표 최종일) ▲하림지주(대표 김홍국) 등이다.
주가 조작 세력이 레버리지(Leverage‧차입)가 높은 CFD를 이용해 투자하다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반대매매가 일어났고, 해당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하면서 8개 종목 주가가 폭락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CFD 거래를 시행했던 13개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CFD 보완방안 발표에 모두 신규 계좌 개설 및 기존 계좌를 통한 신규 거래(매매) 중단 조치를 한 상태다.
이날 하한가 사태가 SG증권 사태와 겹쳐지는 이유는 해당 종목들이 수개월간 꾸준히 상승해왔다는 점 때문이다. 방림의 경우, 올해에만 약 55% 급등했다. 현재 하한가 사태 배후론 네이버(NAVER·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 강모(52) 씨가 지목되고 있다. 그는 과거 2014년~2015년 주가 조작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받았었다.
다만, SG증권 사태 당시와 다른 부분도 존재한다. 이날 하한가 종목의 경우엔 SG증권과 같이 외국계가 아니라 키움증권(대표 황현순)과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등 국내 대형 증권사 창구에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하한가 종목 5곳에 대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파악이 끝나면 불공정거래 여부도 판단하려 한다. 거래소는 개별 종목에 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체계는 항상 작동하고 있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무더기 하한가’ 여파로 전 거래일 대비 0.72%(18.87포인트) 내린 2619.0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11%(2.86포인트) 오른 2640.81로 출발했지만, 하한가 종목들과 함께 하락 전환하고 말았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기관 투자가의 매도세가 컸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각각 365억원, 1142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이 12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식품 제조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고추장, 간장 등을 제조하는 신송식품(대표 신유식·조승현)의 지주사 ‘신송홀딩스’(대표 조갑주·조승현)와 간장, 소금 등 식료품을 생산·가공하는 기업 ‘샘표’(대표 박진선)가 상한가를 찍었다.
업종별로 보더라도 그렇다. 전기제품(-3.67%), 화학(-2.79%), 건강관리 기술(-2.51%) 등 대부분 내림세를 걸은 가운데 식품과 기본 식료품 소매 업종은 무려 8.30% 상승했다.
전 세계 농산물 작황 감소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소식이 그 첫 번째다. 후쿠시마 TV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 주식회사(대표 토모아키 코바야카와)는 지난 12일 오전 원전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다.
둘째는 페루나 에콰도르에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다. 현지 시각으로 8일 미국 국립 해양 대기국(NOAA·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엘니뇨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이상 기후 현상이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 더욱 강해질 전망이라 발표했다.
상한가를 찍은 신송홀딩스, 샘표 등 2곳을 포함해 238개 종목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한가는 앞서 언급한 동일산업 등 4곳이었으며, 총 662개 종목이 하락했다. 그리고 35개 종목이 등락 없이 장을 끝냈다.
시가 총액 상위 기업은 대부분 추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는 전날보다 0.14%(100원) 감소한 7만1900원에 끝을 봤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0.82%(500원) 떨어진 6만600원에 마감했다.
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 -2.97%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곽노정) -0.59%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 -0.25%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2.31% △삼성SDI(대표 최윤호) -1.48% 등도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반면,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와 기아(대표 최준영·송호성), 포스코홀딩스(대표 최정우닫기최정우기사 모아보기·정기섭)은 1.52%, 0.85%, 0.51%씩 상향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2.79%(24.98포인트) 내린 871.8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8%(2.54%포인트) 상승한 899.35로 출발했지만, 2차 전지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되며 하락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73억원, 2290억원어치 물량을 던졌고 개인이 5654억원어치를 받아냈다.
코스닥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식품주가 강세였다.
이탈리아산 천일염을 판매하는 보라티알(대표 강민석)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식품주로 분류되는 인산가(대표 김윤세)와 우양(대표 이구열)도 각각 16.67%, 12.92% 뛰었다. 코스닥 상승 종목은 보라티알 등 289개 종목이다. 하한가는 동일금속이며, 1233곳이 내렸다. 보합 마감은 45곳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도 대부분 주가가 내렸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은 전 거래일보다 10.25%(2만9000원) 하락한 25만4000원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총 2위 기업인 에코프로(대표 김병훈) 역시 10.95%(8만2000원) 낮아진 66만7000원에 장을 닫았다.
아울러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기) -0.28% △엘앤에프(대표 최수안) -9.24% △HLB(대표 진양곤·김동건) -2.45%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 -1.64% 등도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JYP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욱)를 비롯해 펄어비스(대표 허진영),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은 각각 1.35%, 0.58%, 0.25% 오르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하루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12조8864억1300만원, 코스닥 시장 12조6383억9000만원이다. 거래량은 각각 6억4401만주, 13억1592만3000주로 파악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1.4원)보다 7.1원 오른 1278.5원에 종료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강세를 보인 2차 전지는 오늘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대표 데이비드 솔로몬) 매도 의견과 차익 실현 물량이 겹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며 “특히 코스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2차 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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