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LG전자 등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만들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 외에 크래프톤과 넷마블 등이 AI 연구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자체 AI 언어모델을 개발 중인 회사는 엔씨소프트가 처음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7월 중으로 70억개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한 소형 언어모델을 우선 공개할 예정”이라며 “제작 마무리 단계에 있고 사내에 하나의 툴로 적용해 게임 아트나 스토리 제작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을 게임 콘텐츠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사내에서 게임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AI 툴을 도입해 게임 개발 편의성을 높이고 스토리나 캐릭터 창작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부분은 거대 언어모델을 적용한 디지털 휴먼이다. 디지털 휴먼은 엔씨소프트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로, 딥러닝·음성합성·물리 시뮬레이션 등 AI 기술력을 집대성해 만드는 가상 인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디지털 휴먼을 최초 공개했다.
당시 엔씨가 선보인 디지털 휴먼은 김택진 대표. AI 기술에 아트·그래픽 등 비주얼 기술 역량을 결합했다. 특정인 목소리나 말투, 감정을 담아 입력된 텍스트를 상황에 맞게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생성하는 기술인 ‘TTS(Text-to-Speech)’를 활용했다. 대사나 목소리를 입력하면 상황에 맞는 얼굴 애니메이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Voice-to-Face’ 기술도 더해졌다.
게임 내 NPC 같은 경우 정해져 있는 말을 반복하지만, 언어모델을 적용할 경우 상황에 맞게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와 ‘블레이드앤소울’ 등 사람들이 모여 하는 게임인 MMORPG에 특화된 회사인 만큼, 이런 부분에서 게임 내 AI 적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디지털 휴먼 제작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작업을 효율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엔씨소프트 AI 기술은 지난달 30일 베타 테스트를 마무리한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TL에서는 사진을 직접 넣어 캐릭터 외형을 만들 수 있는 AI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추가됐는데, 커스터마이징 화면에서 사진 파일 한 장을 올리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하고 구현해준다. 스스로 세부 수치를 조정할 수도 있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도 이용자들 호평을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윤송이 CSO(최고전략책임자) 주도로 지난 2011년 사내 AI 태스크포트 출범 후 AI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다. 2015년에는 자연어처리(NLP) 센터를 설립해 한국어 문장을 이해·구사하는 AI 개발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 연구개발비(R&D)는 △2020년 3815억 2078만원 △2021년 4288억 1523만원 △2022년 4730억 3045만원으로 집계된다. 3년간 매출액의 16~19%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는데, 이를 다 합하면 총 1조 2834억원이나 된다. 올 1분기도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24%에 달하는 1128억 3536만원을 지출했으며 전체 직원 중 71%인 3394명이 연구 개발 업무를 담당 중이다.
이주은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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