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7만호가 넘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없을 것을 강조하는 한편, 역전세난 해결을 위해 임대사업자 대출을 터줘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아울러 전세사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전세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 미분양 해소 인위적 정부 개입 지양, 주택공급 속도는 높일 수 있도록 총력전 약속
먼저 원 장관은 미분양과 관련해 "미분양 해소를 위한 정부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가를 낮추거나 등록임대로 전환하는 (건설사의) 자구노력이 우선이 돼야 하며, 이를 통해 미분양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금융 관리가 필요한 사업장, 비금융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사업장의 리스트를 다 뽑았다"며 "관리를 해서 살릴지, 시장의 정리 절차에 맡길지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과 실물당국이 전수조사한 자료를 놓고 미세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회생절차 등 정리에 들어가야 하는 PF 규모가 호황기의 기업 정리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과도한 경고 신호를 울릴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어 "그간 사업 인허가, 청약 규제 등을 거의 풀었지만 이 부분이 더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중도금 대출 같은 뒷단에서 공급 순환을 푸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시점이 지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역전세난 심화 및 전세사기 문제, 임대사업자 대출 완화 카드로 돌파?
역전세난 심화 속에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임대사업자의) 대출을 터주자는 금융당국과의 공감대가 있다"며, "지나갈 길을 열어주고 지나가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매·공매 등의 절차를 밟은 뒤 회수한 금액을 임차인에게 지급하는 '사후정산'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기존과 마찬가지로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원 장관은 "말이 사후정산이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먼저 (보증금을) 돌려주고 정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정산금이 없기에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경매 대행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상되는 피해자가 수만명이기에 수백억원 수준의 경매 대행 예산과 인력이 소요된다"며 "피해자들이 (경매 대행을) 이용하겠다고 한다면 충분히 제공한다는 전제 아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전세제도 수명 다한 듯"...임대차3법 포함 근본적인 제도 수리 필요성 제시
아울러 원희룡 장관은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게 아닌가 한다"며 전월세 신고제 계도기간의 1년 추가 연장 방침을 밝혔다.
원 장관은 "지금은 전세가율, 역전세, 전세사기 문제가 엮여있고,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손을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택 임대차 신고라는 단편적 행정에 행정력을 쏟는 것보다는 임대차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큰 틀의 공사를 해야 한다"고 계도기간 연장 이유를 밝혔다.
정부는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임대차 3법을 포함해 주택 임대차 제도 전반을 개편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원 장관은 "(전세사기 문제에 대한) 응급처방이 되는대로 잘못된 판을 수리하는 작업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임대차3법을 폐지하는 차원에서 넘어 임대차시장의 문제점 자체를 분석하고 복기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각오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부터 주택 임대차법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진행하는 용역 결과는 내년 1월 이후 나온다. 국토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해 주택 임대차 제도에 대한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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