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는 투자 국가로 각광을 받았지만 법인세 부담 증가,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올 들어 해외 기업들 투자가 크게 줄고 있다.
1분기 한국 기업들의 대베트남 투자액도 4억7440만 달러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약 70.4% 급감했다.
베트남 현지 전문가는 “베트남 진출 한국 투자기업 수출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30~35%를 차지하고, 고용자 수도 70만명에 달한다”며 “한국 투자기업의 베트남 내 경제활동은 베트남 경제·사회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에 베트남 정부 역시 한국의 투자 감소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내년부터 글로벌 과세 표준으로 법인세 최저비율 15%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당장 내년부터 수조원대 법인세를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여기에 노동 허가 및 소방시설 승인 등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 사장의 베트남 사업장 방문은 LG전자가 향후에도 베트남 시장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히려 사업을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돼 눈길을 끈다.
2020년 5조6881억원, 2021년 6조608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년 약 1조원씩 매출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매출 규모(9.4%)만 봐도 북미(23.6%)·유럽(14.4%)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가전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1조원 매출 성장을 이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조 사장은 호찌민에서 경영 회의를 열고 전장·가전 등 글로벌 생산거점인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사업 현황을 살폈다.
조 사장은 젊은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베트남에서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하는데, 이 중 56%가 35세 미만 젊은 층이다. 약 절반가량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로 노동력이 풍부하다.
특히 중산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베트남 소비 트렌드도 고급화, 비대면 라이프, 편리한 서비스 등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MZ세대다.
이들을 공략하는 것이 곧 베트남 현지에서 성공하는 방법이다. 특히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수준이다.
LG그룹 차원에서도 베트남은 중요한 시장이다. 1995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가전, 카메라 모듈, 전장 부품 등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한 금액만 53억달러(약 7조원)에 이른다.
특히 LG전자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장 R&D(연구개발) 센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엔 하노이 R&D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시켰다. 이 법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검증을 담당한다.
LG전자는 이번 R&D 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용 조명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전문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선다. 현재 750여명인 베트남 R&D 법인 전장부품 관련 개발 인력을 오는 2024년까지 약 30% 이상인 1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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