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1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은행장으로 고객들을 만나고 보니 결국 자금 공급에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란다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자금 공급은 최대한 많이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기술창업기업을 중심으로 총 2조5000억원 이상의 모험자본을 공급해 성장금융경로를 완성하기 위한 시드뱅크가 되겠다”면서 “이를 차질없이 추진하면 2025년까지 총자산 500조원을 넘어서는 IBK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은 위기 극복 특별대출 등을 포함해 올해 중기대출 공급 계획을 전년 대비 3조원 확대한 56조원으로 증액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비용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올해부터 3년간 총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리감면을 추진 중이다. 세부적으로 ▲금리부담 경감 부문 3000억원 ▲금리경쟁력 강화 부문 4400억원 ▲대출금리 체계 개편 1600억원 ▲경기대응 완충 예비재원 1000억원 등을 편성했다. 김 행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중소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있다”며 “매년 60조원에서 70조원 정도씩 자금공급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근속 의지를 불러일으켜서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출시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서 추가적으로 보완할 사항이 있는지 살피고, 직접적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복지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 근로자가 장기 근무할 수 있게끔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 자회사 설립 검토…과감한 투자로 마중물 역할”
우선 ‘튼튼한 은행’을 실현하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시장선도를 통한 마중물 역할과 자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김 행장은 “기술기업의 성장금융경로를 빈틈없이 완성하겠다”며 “과감하게 모험자본을 지원해 초기기술창업기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돕겠다”며 “또 중소기업 전용 M&A 플랫폼을 구축해 기업주 고령화로 소멸위험에 직면해있거나 사업구조 개선이 필요한 성숙기 기술기업의 소멸을 방지하고 재도약을 돕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3년간 기술 혁신기업 1000개를 발굴해 투융자 복합금융을 지원하고, 기술 이전과 보호가 필요한 기업에 대해 인수자금, 양산자금, 판매자금과 같은 단계별 자금수요를 포괄약정해 지원하는 등 혁신서비스 제공에도 힘쓰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정부의 5대 전략분야와 저탄소 전환기업 등 미래지속가능한 성장유망 제조산업에 대한 여신지원을 강화하는 등 자산포트폴리오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향후 3년간 2조5000억원의 모험자본과 함께 IBK벤처대출을 공급하고, 금융접근성이 부족한 초기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벤처 자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시장실패가 위험이 있고 데스밸리를 건너기 전인 창업 초기 기업들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이나 투자금이 상당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데스밸리를 넘겨 놓으면, 그때부터는 시장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지원을 하게 될 것이고 기업들의 탄생부터 성장 경로가 상당히 원활하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에서 위험이 상당히 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기가 어려우니 별도 법인을 통해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판단했고 시장 상황이라든가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있어 종합적으로는 정부와 협의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신기사쪽으로 일단 생각하고 있는데 좀 더 고민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한 부실 등 건전성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했다. 김 행장은 “어느 정도의 부실화가 있을 수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1조500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놨다”며 “소상공인 저금리 특별대출을 8조 지원했는데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보증서를 담보로 해 건전성 부담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총 1조490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바 있다.
이어 “고금리나 경기침체 리스크가 있어 중소기업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충당금을 추가로 쌓고 특별한 사항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연체 비율이라든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에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며 “고 말했다.
중소기업 자금 지원의 기본 원칙도 소개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 선별의 기준은 결국은 생존 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이라며 “기업 은행의 핵심 역량을 통해서 성장 가능하고 우량 가능한 기업을 선별해서 자금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자이익 비중 20~30% 적절…글로벌 이익 2500억 목표”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과 개인금융, 이자와 비이자이익, 국내와 글로벌사업, 은행과 자회사의 균형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개인금융 부문에서는 ‘디지털 업무센터’ 신설 등 오프라인과 연계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대면-비대면 융합 영업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고객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하고 ‘IBK 중소기업 데이터 뱅크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도 개발한다. 또 수탁, 자산관리 등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부문에 경영자원을 보다 탄력적으로 배분해 기존 수익원의 업셀링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비이자이익 비중으로는 20~30%를 적정선으로 제시했다. 김 행장은 “은행의 경영 관점에서만 보면 이자이익은 자산이 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가 좋든 나쁘든 지속적으로 약정에 의해 수익이 발생하지만 비이자 수익은 경기나 경제 환경,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급격하게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며 “비이자수익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비중보다 상당히 높으면 은행 경영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20~30% 사이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분야의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그 비중은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과점체제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스몰라이선스 확대, 챌린저뱅크 도입과 관련해서는 “기업은행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금융 시장안정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이익을 2배 확대해 2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베트남 법인전환, 폴란드 법인설립 등 글로벌 생산거점 중심의 네트워크를 확충해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현지 플랫폼사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 행장은 “베트남은 법인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폴란드에도 법인을 설립하려 한다”며 “중소기업들이 진출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일차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금융거래 확대를 통한 성장을 지원하고 나아가 현지화를 통해서 시장에 침투하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회사 부문 이익 비중은 현재 11.7%에서 2025년까지 15%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신사업 발굴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금융그룹 내 소통 및 협업 프로그램’을 만들고, 디지털 기반 시너지 관리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균형있는 각 사업부문의 내실성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IBK BOX‘ 플랫폼을 지렛대로 비금융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며 “전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반의 자체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사고 제로화…‘新인사혁신 TF’ 운영”
김 행장은 ‘반듯한 금융’을 위해 빈틈없는 금융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와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고객의 이익 관점에서 은행의 상품 및 서비스는 물론 제도 및 KPI 등 경영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고객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즉시 바로 잡는 활동을 상시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고 제로화를 위해 사람, 절차, 기술의 ‘입체적 내부통제체계’를 지속 고도화하고 발생가능성과 발생시 파급영향을 종합 감안해 최적의 내부통제체계를 구현하겠다”며 “기존 데이터센터 대비 3배 규모의 ‘IBK하남데이터센터’를 2025년 중에 오픈하는 등 보다 안전한 금융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직원 횡령 사고와 관련해서는 “기업은행 모든 지점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유사사고 발생유무를 전행적으로 확인하고 있고 영업점의 내부통제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며 “본부 상시모니터링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고 개연성이 높은 이상거래 유형을 정밀화해 유사한 금융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고도화된 상시감시 체계를 구축·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활기찬 조직’을 위해서는 ‘신(新) 인사혁신TF’를 통해 투명한 인사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행장은 “제도 수립 과정에서 직원들의 참여는 물론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기관의 자문을 통해서라도 직원들의 수용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부문별 책임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업 부문별 권한 개편을 검토하고 3개년 조직개편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조직혁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유명무실한 희망퇴직 제도 관련해서는 “현재 타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희망퇴직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나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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