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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반도체 불황, 평택·화성 등 지역 산업단지 인근 부동산 악재 될까

기사입력 : 2023-04-1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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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반도체 침체기,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도 감산→인력감축 코스
산단 인근 인프라 부족, 위성도시의 베드타운화 부추기며 도시경쟁력 약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국내 수출을 견인해오던 국가 핵심 산업 반도체 불황이 길어지면서, 메모리 분야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마저 1분기 어닝쇼크 이후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삼성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평택·화성 등 지역 산업단지 인근 부동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하이닉스 감산 시사 이후 이천·용인 인구 꾸준한 감소세, 청약 경쟁력도 약화

삼성을 포함해 대규모 산업단지들이 조성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대부분 산단의 근로자와 가족들을 비롯한 직주근접 수요가 주도한다. 그간 ‘인위적 감산은 없을 것’이라던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이 경쟁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업황 부진을 이유로 올해 CAPEX(설비투자) 비용 수준을 지난해 19조원 규모에서 올해 절반 이상 줄어든 한 자릿수 수준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세계 3위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15%가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이나 YMT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앞을 다투며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감산 이후 이어질 인력구조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지역들의 인구 변동 추이 / 자료=통계청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지역들의 인구 변동 추이 / 자료=통계청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이후 하이닉스가 본격적인 감산 움직임에 들어간 이후,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이천·용인 등의 인구는 꾸준히 순유출되고 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감산 선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더라도 부동산 수요 위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과 화성 등 산업단지가 위치한 주요 지역의 청약 경쟁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참여 공공분양으로 공급돼 가격경쟁력을 갖췄던 ‘고덕자이 센트로’ 정도를 제외하면 ‘힐스테이트 평택화양’,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e편한세상동탄파크아너스’ 등 최근 분양에 나선 단지들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어려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 반도체 산업단지 직주근접에만 집착, ‘주택’만 늘린 위성도시의 베드타운·유령도시화

대다수 건설·시행사들은 분양을 할 때 지역 호재 중 하나로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한 직주근접 수요를 든다. 그러나 직주근접 수요 정도를 제외하면 학군이나 의료기관 등 생활 인프라들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중장기적인 인구 유입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도체 산업단지 근로자 중에서는 직주근접을 포기하고 회사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나 자가용 등으로 서울이나 서울 근교까지 출퇴근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을 희망한 한 공장 근로자는 “공장 밖으로 나오면 주변에 정말 아무 것도 없다. 허허벌판이라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찾기도 힘들고, 퇴근해서도 할 게 아예 없어 보이는 수준”이라며, “공장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도 있긴 하지만 시간을 좀 버리고서라도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서 사는 편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직주근접은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그것만으로는 꾸준한 인구유입이나 지역 발전을 논할 수 없다”며, “주택과 더불어 각종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만 지역 균형발전의 초석이 놓이는 건데, 지자체나 건설사들의 방침은 ‘우선 집부터 짓고 보자’는 식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베드타운화가 진행되거나 밤이 되면 아예 유령도시가 되버리는 지역들이 늘어나는 등 폐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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