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아워홈 ‘남매의 난’, 결국 핵심은 이 사람?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아워홈 남매간 배당금 분쟁에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승리했다. 그러나 ‘키맨’ 역할을 하고 있는 장녀 구미현씨의 예측불가한 행보에 향후에도 비슷한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어제 낮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배당금에 대해 회사가 제안한 30억원 안건을 가결했다.

앞서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은 주주 제안을 통해 총 2996억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 255억원의 11배가 넘는 금액이다. 장녀인 구미현 씨는 456억원의 배당 안건을 제안했다.

그러나 구미현 씨가 주총 직전 자신의 배당금 제안을 철회하고 회사 측 배당금 안건에 표를 던졌다. 구 전 부회장은 곧바로 2966억 원의 배당안을 철회하고 구미현씨가 당초 제안했던 456억원 배당을 요구했으나 이미 회사 측 배당금 안건이 가결된 상태라 투표에 붙여지지 않았다.

아워홈은 창업주 구자학 회장의 자녀 4명이 지분의 98%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장녀 구미현씨가 19.25%, 의 지분을 갖고 있다.

누구도 지분의 과반 이상을 갖고 있지 않아 갈등 상황이 생길 때마다 남매간 파벌이 어떻게 나뉠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그중에서도 구미현씨의 행보가 특히 예측불허였다.

구미현 씨는 2017년 구 부회장이 이사직 복귀를 시도할 당시에는 구 전 부회장 편에 섰다. 그러나 2021년에는 구명진·구지은 씨와 함께 손잡고 ‘보복운전’으로 실형을 받은 구 전 부회장을 해임했다. 이때 구미현씨는 구명진·구지은 씨와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2022년에는 갑자기 구본성 전 부회장과 함께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 구미현 씨가 돌아선 것은 배당금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당시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주 무배당’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서부지법은 구미현 씨가 구명진·구지은 씨와 2021년 의결권 협약을 체결한 것을 근거로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안건에 찬성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결국 구미현 씨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구 부회장은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아워홈은 아직 남매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구미현씨가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향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2021년 경영에서 물러난 구 전 부회장은 경영 복귀 시도가 무산되자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가족이 보유한 모든 지분을 매각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구 부회장은 직접 경영을 맡아 아워홈을 성장시킬 생각이므로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에 그간 ‘키맨’ 역할을 맡아온 구미현씨의 행보에 앞으로도 많은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