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임 내정자의 대표이사 회장 선임 안건을 승인했다.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임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행장은 오는 12월 말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임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 행장은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가동…5월 말 최종 선임
자추위는 차기 은행장은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리더여야 하고,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맞춰 우선적으로 영업력을 갖춘 인물로 선임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현직에 있는 그룹 내 주요 보직자를 후보군으로 선정하는 데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7일 조직개편을 통해 우리은행 영업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는 대신 전체 조직을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2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부문 아래 각각 5개, 4개의 영업 관련 그룹을 배치한 바 있다. 또 중소기업그룹,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확충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4단계 검증으로 구성된다.
우선 분야별 외부 전문가와 워크숍 형태의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임원 재임 기간 중 평판 조회를 통해 다면 평가를 실시한다. 그동안의 업적 평가, 일대일 업무보고를 통한 회장의 역량평가, 이사회 보고 평가 등 업무 역량 평가도 이뤄진다. 자추위는 이 같은 세 단계 검증을 거쳐 압축 후보군(숏리스트) 2명을 추릴 예정이다.
이후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최종 심층면접과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차기 은행장은 오는 5월 말경 자추위에서 최종적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 시행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회장,은행장,임원 등경영진 선발을 위한 경영승계프로그램의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의 하나의 어젠다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은행 출신 2명·한일은행 출신 2명 ‘경합’
롱리스트에 오른 후보 중 이석태 부문장과 조병규 대표는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석태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순천고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줄곧 전략, 기획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 부문장은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경영기획단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미래전략부장(본부장)을 맡아 민영화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2020년 신사업총괄 전무를 지내며 인수합병(M&A) 실무를 이끌었고 2020년 말 사업성장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1965년생인 조병규 대표는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상당 기간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기업금융 전문가로 평가된다. 조 대표는 우리은행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강북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지냈다.
강신국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동래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 LA지점 과장, 자금팀 부부장, 증권운용부장, 홍콩지점장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감각과 자금, 자본시장 역량을 쌓았다. 이후 미래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여의도중앙 금융센터장, 자금부 본부장, 종로기업영업본부 영업본부장, IB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박완식 대표도 1964년생으로 동국대사대부고와 국민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과거 영업추진부장을 지내고 현장에서 본부장 생활을 오래 해 ‘영업통’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상무, 개인그룹 겸 디지털금융그룹 상무, 영업·디지털그룹 집행부행장보 등을 역임하는 등 우리금융의 신사업과 영업 전선에서 활동했다. 2021년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부행장보로 영업 전반을 관리했으며 지난해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으로 활동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그룹 내 사장급 인사와 은행 부행장, 전현직 임원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이중 유력 후보로 꼽히던 박화재 윈피앤에스 대표 내정자(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종득 전 우리종합금융 대표와 김정기닫기김정기기사 모아보기 전 우리카드 대표 등은 이번 경합에서 빠지게 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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