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부회장 김정수)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6% 오른 9090억 3657만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3% 증가한 903억7568만원을 기록했다.
실제 삼양식품 호실적은 해외 사업 흥행에서 기인했다. 삼양식품은 2021년 ‘3억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어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식품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품에 안았다.
이처럼 삼양식품에게 많은 기록을 가져다 준 영광의 주인공은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4월 출시됐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국내에서 매운 맛이 인기를 끌고 사람들이 매운 찜닭집에 줄까지 서가며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출시 초기 불닭볶음면 국내 매출은 월 7억~8억원 가량이었지만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석달 만에 매출이 배로 증가했다. 출시 1년 만에 월 3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인기는 세계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계기는 유튜브였다. 유튜브 채널 ‘영국 남자’에 불닭볶음면 먹기 도전 영상이 올라온 것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Fire Noodle Challenge’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Fire Noodle Challenge’를 검색하면 100만개 이상 영상이 검색될 정도로 불닭볶음면은 하나의 제품을 넘어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국내 라면시장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10% 수준이지만 한국 라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까지 확대됐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6%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67.4%까지 증가했다.
불닭시리즈가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강한 매운맛에도 불구하고 인기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국가별 맞춤형 신제품을 출시한 덕분이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자 매운맛을 순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조합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졌다. 삼양식품은 이 점에 집중해 불닭 매운맛을 바탕으로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확장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에 이 전략을 해외에도 적용해 국가별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중국에선 현지 대표 매운맛으로 통하는 ‘마라’를 활용한 ‘마라 불닭볶음면’을, 동남아를 겨냥해선 ‘커리 불닭볶음면’을, 미주에선 ‘콘 불닭볶음면’,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 중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은 입맛뿐만 아니라 간편한 조리를 선호하는 미국인 특성을 반영해 물을 버리지 않는 조리법을 개발해 적용한 것이 특징이었다.
해외 맞춤형 제품들 중 마라불닭볶음면과 커리불닭볶음면은 수출 전용 제품이었지만 국내 소비자들 요청으로 국내 정식 출시한 바 있다.
올해 초 일본에서 출시한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은 판매 2주만에 초도 물량 20만개가 모두 완판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은 일본 대표 음식인 야키소바에 불닭 매운맛을 접목시킨 현지 시장 맞춤형 제품이다. 현지 인기에 힘입어 일본 최대 할인점인 돈키호테에 이어 로손 등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게 됐다.
특히 일본 내에 제일 먼저 입점한 돈키호테에선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이 매장에서 판매중인 불닭브랜드 제품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양식품은 국가별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맞춤형 신제품 출시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6개 본부, 85개 팀 체제에서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 K푸드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독보적 글로벌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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