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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보수한도까지 확 줄이는 네이버

기사입력 : 202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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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대비 비용 절감 강조
성과급 줄어든 임직원 불만 커져

▲ 최수현 네이버 대표
▲ 최수현 네이버 대표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5년 만에 실적 부진을 기록한 네이버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이사들 보수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올해 경영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초 예고했던 비용 효율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네이버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7명 이사 보수 한도를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상정한다. 네이버가 보수 한도를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지난 2002년 상장 당시 이사 보수 한도를 10억원으로 책정한 뒤 2006년까지 줄곧 인상해왔다. 2007년부터 14년간 150억원으로 유지해왔지만, 실제 지급한 금액은 100억원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 집행된 금액도 40억원으로, 보수 한도인 15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 안건이 눈길을 끄는 것은 예년과 달리 보수 한도를 이례적으로 조정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네이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이사 보수 한도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보수한도 기준이 보수금액보다 과다하고, 보수금액이 회사 규모와 경영성과 대비 과하다고 판단했다. 쉽게 말해 보수한도와 실제 지급된 보수 총액과 괴리가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네이버가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는 것은 최근 경영 환경 불확실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연매출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5.9%를 기록했다. 2019년 26.51%, 2020년 22.91%, 2019년엔 19.4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악화되는 경기상황에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네이버가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클라우드와 콘텐츠(네이버웹툰, 스노우 등)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사업의 경우 국내에선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과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도 나섰지만,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당장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긴 어렵다. 시장에서도 빅테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와 달리 웹툰 사업은 글로벌에서 연일 거래액이 상승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웹툰 시장 성장을 위해 마케팅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미래를 본 투자라고도 할 수 있다.

계열사 및 자회사를 제외한 네이버만의 실적이 반영된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도 29.1%에 그쳤다. 최근 4개년 모두 30%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30% 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네이버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광고시장이 코로나19 이후로 정체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가이던스에 대한 질문에 “올해 주요 핵심 사업 매출 가이던스를 알려드리긴 어렵다. 최소한 역성장을 방어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서치와 커머스, 핀테크 등 핵심 사업 부문 이익률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익 절대 규모는 성장시키고, 콘텐츠, 클라우드 부문 적자를 상당 부분 줄여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대표 보상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네이버가 장기 성장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CEO 보상 체계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바뀐 보상 체계는 기본 급여 20~25%, 단기 인센티브 30~35%, 장기 성과급 45%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장기적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최 대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 주가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CEO로서 제 보상에 대한 비율을 설계할 때 주주들과 최대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며 “제 보상의 절반 이상은 장기적 성과에 집중하도록 설계하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네이버 주가가 부진해지면서 최 대표를 비롯한 네이버 경영진이 지난해 받은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도 ‘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SU란,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회사 주식을 무상 지급하는 제도다. 주식 액면가가 곧 인센티브가 되는 셈이다. RSU가 0원으로 줄면서, 사실상 보상도 절반 이상으로 줄었을 것이란 얘기다.

네이버 비용효율화 움직임은 임직원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바로 임직원 성과급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경영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자 회사 미래를 대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임직원들 불만으로 이어졌다. 그간 네이버는 성과급 규모를 일정 수준 유지했으나, 올해 지급된 성과급은 개인·조직에 따라 전년 대비 20~40%가량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임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최 대표는 임직원 소통 행사인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소통에 임했다.

그는 “회사 성과와 사업 성과를 고려한 결과 지난해 인센티브 재원을 추가 확보하진 못했다”며 “인원 증가를 고려하면 (성과급이) 줄었다고 느끼겠지만, 회사 성과와 보상 경쟁력, 직원들의 기대치, 주주가치 등을 고려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했고, 네이버도 당분간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한다”며 “시장 기대를 맞추기 위해 효율적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상 경쟁력은 계속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사결정과 전략의 변화가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에 경영진과 임원들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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