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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최윤호, 지략가서 승부사로 변신

기사입력 : 202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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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과 틀어진 GM과 합작 가능성
신중한 투자 → 과감 “역전승 노린다”

▲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확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어필하며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삼성SDI가 확정한 미국 신공장 투자는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이다. 지난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이는 삼성SDI 첫 미국 생산거점이다. 오는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을 목표로, 초기엔 연간 23GWh 규모에서 33GWh까지 생산능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삼성SDI 미국 진출은 국내 배터리 경쟁사보다 다소 늦은 시기에 이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위해 2019년 합의했다.

SK온은 2018년 미국 조지아주 자체 배터리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21년 포드와 미국에서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LG·GM 1공장과 SK 조지아 1공장은 지난해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SDI가 투자 결정을 너무 보수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배터리 관련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에서도 삼성SDI(4.8%)는 SK온(5.7%)에 밀린 6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SDI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향해 적극적 의지를 내비치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 손 미카엘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지난달 2022년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이라며 “완성차와 전지업체간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창출됐으며, 당사도 많은 기회를 포착 중이다”고 말했다.

손 부사장은 작년 10월 3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도 “미국에서 IRA 이후 더 큰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중”이라며 “미국 소비자는 긴 주행거리를 선호하고 이는 수주 과정에서 삼성SDI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완성차와 배터리업체간 관계도 심상치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7일 튀르키예 코치그룹은 작년 3월 SK온, 포드와 함께 건설하기로 했던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프로젝트가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이 기업은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파트너로 하는 새로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GM과 LG에너지솔루션 미국 4공장 건설 계획이 무산됐다고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기존 ‘배터리 동맹’이 협상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미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SDI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게 매력적인 배터리 파트너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국 CATL이다. 단 CATL은 미국 진출 야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미·중 정치 갈등으로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전기차 분야에서 대규모 배터리 양산 경험과 자금력,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국내 3사 말고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

특히 GM이 배터리 폼팩터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주목된다.

GM 메리 바라 회장은 지난 1일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파우치, 각형, 원통형 등 모든 배터리 규격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GM은 자사 전기차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탑재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각형·원통형 배터리만 생산하는 삼성SDI와 연결고리가 없었지만, 원통형 등으로 배터리 폼팩터를 확장한다면 삼성SDI와 협업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삼성SDI와 오랜 기간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BMW그룹도 오는 2025년부터 새로운 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할 예정이다.

이에 삼성SDI는 작년초부터 천안 사업장에 원통형 배터리 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신규 수주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그간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를 유지해 온 덕에 투자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삼성SDI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조 973억원에 이른다. 1년 전인 2022년말 보다 6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경쟁 배터리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탓에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전고체는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약점인 화재 취약성을 극복할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삼성SDI는 주요 배터리 기업 중 가장 빠른 2027년경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올해 상반기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업계 최초로 구축하고 하반기 샘플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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