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너도 나도 몰려들었는데, 이때 ‘진짜’ 돈을 번 사람들은 금을 캔 광부가 아니라 튼튼하고 질긴 청바지 작업복을 판 사람들이었다는 얘기와 맥이 닿아 있다.
천문학적 인프라 불가피…‘제2 청바지’ 공략해야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인공지능의 한계를 넘다’ 리포트에서 챗GPT로 대표되고 있는 생성형 AI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밸류체인으로 ▲파운데이션(Foundation) 모델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인프라 등 세 가지를 꼽고 “인프라가 산업 성장 자체에 베팅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라고 지목했다.산업 구조를 알아야 돈이 보인다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트레이닝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매출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를 주목하기도 했다.
AI가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고 개인 별 맞춤형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해서 직접적 수혜 영역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인터넷, 아이폰(모바일)에 비견하는 혁신 키워드가 된 인공지능(AI) 선점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세계 최대 AI 연구소 오픈AI와 손잡고 챗GPT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에 탑재하도록 했다. 또 빙(Bing) 검색 엔진에 챗GPT 결합도 내걸었다.
여기에 경쟁자인 구글(Google)은 서둘러 챗GPT와 경쟁할 대항마로 ‘바드(Bard)’라는 AI 챗봇을 전진 배치해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로 AI 골드러시 시대 도래’ 리포트에서 “앞서 검색 엔진이 등장하면서 학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준 바 있는데,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서비스는 지식 획득을 위한 인간의 학습 과정을 아예 없애줌으로써 지식의 정의를 바꿀 만큼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제 막 시작, 혼돈의 10년 될 수도 “중장기 끈질기게 접근해야”
챗GPT 글로벌 열풍이 불면서 핵심이 되는 AI(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연평균 30%대 성장률을 통해 오는 2027년이면 4070억 달러, 한화로 510조원 규모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I는 보다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고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더 빠르고 정교하게 예측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빅데이터(Big data)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시장은 금융, IT, 소매(리테일)·전자상거래, 헬스케어, 운수·물류, 국방·공공, 제조, 에너지 등으로 적용 분야에 따라 넓게 퍼져 있다.
특히 로봇의 경우 증시에서 대형 AI 테마로 꼽히고 있다.
로봇 산업은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급감으로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무인(無人)화,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 따라 중장기적 유망 분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의 핵심 화두도 로봇/AI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기로 하고, 삼성전자는 국내 로봇 기업 지분 인수에 나서는 등 여러 호재가 로봇주 가격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곁으로 다가온 로봇 시대’ 리포트에서 “해외 기업들은 유연한 고용구조를 가져 로봇 도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로봇 정착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해외 향(向) 실적이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인공지능(AI) 이름만 달고 있는 관련주라면, 거품 테마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 리포트에서 제시한 생성형 AI 기업 선별 조건에 따르면, 먼저 실질적인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른 유저(user) 확보와 매출 발생이 기대되는 기업이어야 한다.
또 레거시 기업이라면 충분히 자본력이 있고 기존 사업과 실질적인 시너지가 가능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밸류체인 안에서 대체하기가 어려운, 그야말로 유일무이한(unique) 기업일 수록 주목할 만하다고 할 수 있다.
김중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생성형 AI는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초거대 테마로, 향후 5~10년 이상 수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개별 기업들의 명운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중장기적인 흐름에서 신중하고 끈질기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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