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다.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종합금융그룹 기반을 다지고 나선다.
다올금융그룹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매각하기 위해 다수의 잠재적 매수자들과 협상을 진행했고, 인수조건 검토 후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우리금융지주로 최종 결정했다.
양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바인딩 MOU를 체결했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곧바로 본실사를 진행해 1분기 중 모든 매각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인수 금액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 유동성 위기 등의 여파로 자금 수혈을 위한 계열사 매각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다올신용정보를 130억원에 메이슨캐피탈, 리드캐피탈매니지먼트에 매각했고, 태국법인 매각도 진행 중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는 646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3% 수준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198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VC로, 국내외 1200여개 벤처기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기업은 300여개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로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이 꼽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자산규모는 3092억원, 자기자본은 2858억원에 달한다. AUM은 1조4593억원이다.
다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지속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인수자”라며 “다올금융그룹은 M&A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강화한 만큼 시장에서 조속히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본격화한다. 우리금융은 이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와 VC 인수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2021년 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데다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자본 비율을 개선해 M&A 여력도 확보한 상태다.
우리금융은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최우선 경영 전략으로 ‘사업 핵심역량 밸류업(Value-up)과 차별적 미래 성장 추진을 통한 종합금융그룹 경쟁력 제고’를 제시한 바 있다. 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증권·보험·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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