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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목)

올해만 10% 뛴 삼성전자, 6만원대 회복… “실적 쇼크, 오히려 좋아”

기사입력 : 2023-01-1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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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전 거래일 대비 2.88% 상승 마감

반도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적자?

실적 부진할수록 감산 가능성 커져 ‘호재’

“2023년 실적 둔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

이재용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회장./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회장./사진=〈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가 6만원대를 회복했다.

올해에만 10%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 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반도체 업황이 부진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연일 주가가 하락하더니 반전하는 모습이다.

실적은 쇼크(Shock‧충격)지만, 악재란 악재는 주가에 다 반영돼 앞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는 ‘상승’ 실적은 ‘쇼크’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8%(1700원) 오른 6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10일 오후 1시 1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만700원 보합 상태다.

삼성전자가 6만원대를 탈환한 건 지난달 15일 6만200원에 종가를 찍은 뒤 약 한 달 만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3일 0.18% 하락 마감한 걸 제외하고 올해 연이어 상승세다. 지난해 말 종가 5만5300원과 비교하면 9.8% 올랐다.

앞서 언급했듯 실적은 안 좋다. 삼성전자가 6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잠정 실적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8.58%, 69%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7조2000억원이었는데 이를 크게 밑돈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건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약 8년 만이다. 잠정 영업이익률은 6.1%로, 2009년 1분기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태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낸드 사업부가 재고 평가손실을 포함해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지난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촉발 이후 첫 분기 적자가 점쳐진다.

이는 환율 하락 반전,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 스마트폰 출하 부진, 아이폰 생산 차질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작년 4분기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지난달 D램 평균 고정거래 가격 역시 2.21달러(2739원)로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재고 평가손실이 늘어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일각에선 지난해 말 이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적자가 시작됐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는 “4분기 D램과 낸드(NAND) 출하 증가율은 각각 9%, 11%”라며 “경쟁사보다 양호했지만, 연말에 추가 가격 인하가 불가피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4분기 반도체 부문은 전체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특별 상여금 지급과 큰 폭의 낸드 부문 적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소폭 적자 전환이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관련 설명 자료를 통해 “메모리 사업은 글로벌(Global‧전 세계) 고금리 상황 지속과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하면서 전반적인 재고 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대폭 감소했다”며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 소진 압박 심화로 가격이 분기 중 지속적으로 하락해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돼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올해 삼성전자 실적이다. 업계는 당장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관측한다. 반도체 업황 불황이 단기간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1분기 PC D램 계약 가격이 올해 4분기 대비 15~2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1~3월)엔 더 큰 폭의 이익 감소가 추정된다. 금융 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대표 이철순)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5조6000억원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기대치를 낮춰 1~3조원대로 추정치를 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유지’ 기조가 유지된다면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 투자분석가는 “낸드는 이미 영업적자 구간에 진입했고, 메모리 가격 하락이 더 진행될 1분기엔 반도체 사업이 적자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메모리 사업 적자로 신규 설비투자 규모에 대한 수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이창근) 투자분석가는 “시설투자 비용(CAPEX·Capital Expenditures) 조정과 감산 결정 시 업황 저점 시그널(Signal·신호)이 되지만, 기존 계획을 유지한다면 메모리 수요 약세를 고려할 때 업황 턴어라운드(Turnaround‧실적 개선) 시점은 2024년 이후로 순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도현우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 역시 “오는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이라며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반도체 부문 분기 적자”라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투자 계획은 변동 없이 진행한단 입장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DX·Device eXperience) 부문장 부회장은 현지 시각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 전자제품박람회) 2023’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설비투자를)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한 적 없다”며 “계획대로 추진 중”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DX 부문뿐 아니라 반도체(DS·Device Solutions) 부문도 그렇게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알렸다.

“4분기 실적 쇼크, 이미 예견된 일”

실적과 달리 주가가 이렇게 뛰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악재란 악재는 주가에 이미 다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내림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피하기 어렵지만, 강도 높은 공급 조절로 반도체 업황 반등은 더 가파를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실적이 부진할수록 삼성전자의 투자 감축 가능성이 커져 주가엔 긍정적이란 시각도 있다. 감산에 돌아설 경우,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더 빠르게 줄어들 수 있어서다.

더불어 지난 주말부터의 미국 반도체 업종 약진도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일 엔비디아(NVDA‧대표 젠센 황) 등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7% 상승했다. 이어서 9일에도 1.92%(50.65포인트) 증가한 2686.75에 문 닫았다.

서승연 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 투자분석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최근 가파르게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고려할 때 예견된 실적 부진”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출하 부진과 판매 가격 급락이 주요 원인”이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방 수요와 재고 급증 우려는 대부분 이미 현 주가에 반영됐다”며 “중화권 모바일 수요 회복과 재고 소진 가속화가 탄력적인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대표 김성현‧박정림) 투자분석가도 올 1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 투자분석가는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정점은 올 2분기로 보여 3분기 D램과 낸드 출하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과거 20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재고 정점을 기록한 시점의 직전 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 정점 뒤 9개월간 25~80% 주가 상승을 기록한 점을 봤을 때 올해 1분기부터 주가 반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4분기 실적 부진은 비중 확대 기회”라 덧붙였다. 반도체 주가는 실적과 업황을 6개월 선반영하기에 지금 주가는 오는 7월 실적과 업황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 리서치(Research·연구) 센터장 역시 “2023년 삼성전자 실적 둔화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올해 주가는 2023년 실적이 아니라 2024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결정할 것”이라 판단했다.

김록호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 악화를 반영해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 하단에 근접했다”며 “지금 시점에선 주가 선행성을 고려한 비중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투자분석가도 “연초 이후 본격화되는 경쟁 업체들의 감산 효과를 감안하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유통재고 정상화, 공급 업체 재고 정점, 현물 가격 상승 전환 등 긍정적인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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