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표는 2021년 4월 롯데온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대홍기획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삼성물산·현대차그룹·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근무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맡은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성과는 미비했다. 롯데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1080억원, 영업손실은 1560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772억원, 영업손실은 1323억원으로 오히려 적자폭이 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롯데온 수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나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나 대표가 뚜렷한 성과를 내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며 “쉽지 않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만큼 신뢰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대표는 지난 4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론칭한데 이어 9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11월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을 선보였다.
롯데온 전문관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천개 브랜드부터 최대 20만개에 달하는 상품을 모아 ‘전문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온앤더뷰티 오픈 이후 약 2주간 일평균 방문 고객 수는 기존과 비교해 40배 이상 늘었으며, 매출도 전년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는 기존 뷰티 매장 및 각 기획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힘입어 롯데온은 내년에도 버티컬 서비스 강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온앤더뷰티, 온앤더럭셔리에 이어 패션, 리빙 등 전문관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며, 각 상품군 전문관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는 플랫폼으로서 변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 대표는 이커머스 전문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취임 이후 롯데온에서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8월 백화점·마트·슈퍼 등에 흩어져 있던 온라인 담당을 e커머스사업부로 이동시키는 인사를 진행했다. 약 200여명 인원이 이동하는 대규모 인사였다.
진작부터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커머스 경쟁력을 보유하려면 그룹내 분산돼 있던 온라인 인력을 모아야 한다는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나 대표는 이런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사업별로 분산돼 있던 인력을 e커머스사업본부로 통합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검색·추천 부문으로 불렀던 명칭을 파인딩·데이터 부문으로 변경해 개발자에게 익숙한 용어로 바꿨다. PD(제품 개발자) 1·2실과 데이터인텔리전스(정보분석)실, 테크(기술)실도 신설했다. 실장으로는 차·부장급을 새로 임명했다. 대규모 경력 공채를 통해 플랫폼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우수한 개발자 확보에도 집중했다. 롯데온 약점으로 꼽혔던 UX(사용자경험)·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 롯데온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올해 9월 롯데온 화면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롯데온 론칭 이후 첫 개편이었다.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쇼핑 환경을 구현했으며 고객 검색 이력 및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개인화 영역도 강화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온은 종합 플랫폼을 넘어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지는 전문 플랫폼으로 변화하기 위해 화면을 개편했다”며 “뷰티, 명품, 패션 등 상품 전문성은 물론 고객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강화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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