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신학철 부회장은 1957년생 동갑내기 경영인이다. 내년에 66세, 미수(美壽) 나이를 맞는 두 사람 모두 지난 2018년 취임한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그룹 회장의 핵심 인재들이다.
신 부회장은 LG그룹 출신이 아닌 외부 영입 인사다.
지난 2019년부터 LG와 연을 맺었다. 글로벌 기업 3M에서 구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올랐을 때 처음 선택한 ㈜LG 대표이사다. 전체 그룹 전략을 컨트롤하는 자리여서 ‘실질적 2인자’로 불렸다.
지난 2020년 LG화학 의장을 맡았고 이듬해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당시 GM에 공급하던 전기차 배터리 화재 리콜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수습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두 사람이 이끌고 있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한다.
LG화학이 배터리 소재를 만들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는 배터리 성능과 직결된다. 이렇게 생산된 배터리가 시장에서 잘 팔려야 양사 성과가 극대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250~26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GM과 합작을 통해 최근 가동한 미국 오하이오 공장(40GWh)에 이어 테네시 공장(45GWh), 미시간 공장(50GWh) 등을 신설한다.
또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45GWh)을, 혼다와는 오하이오 공장(40GWh) 신설을 합의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LG화학도 북미산 배터리 소재 투자에 적극적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한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춰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 건설을 위해 4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연 12만톤 규모 미국 최대 양극재 공장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 최고 종합 전지(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는 권영수·신학철 부회장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해질 전망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LG그룹을 이끌고 가야하는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LG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TV 등 가전 시장 전망이 내년은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팽배해지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이번 4분기와 내년 1분기 LG전자에 대한 실적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521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67% 증가했다. GM과 합작사 얼티엄셀즈 1공장이 최근 가동을 시작하며 내년에도 매분기 5000억~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0일 집계한 LG에너지솔루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5조8702억원, 2조5071억원이다. 올해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69%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화학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내년 전망이 어둡다. 미국·중국 경쟁업체 공격적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덕분에 빛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내년 석유화학사업 영업이익이 올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우려가 있지만, 첨단소재사업부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내년 LG화학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20% 증가한 4조2500억원으로 전망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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