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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최초 ‘여성 CFO’…LG 구광모, 여성 리더십 강화

기사입력 : 2022-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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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CEO 이어 CFO·CSO에도 여성임원 발탁
구광모 회장 취임 5년간 여성 임원 2배 늘어
“전문성·실행력 갖춘 인재에 기회…여성 인재 역할 늘 것”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박애리 지투알 신임 대표이사(오른쪽).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박애리 지투알 신임 대표이사(오른쪽). 사진=각 사.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LG그룹이 최근 진행한 임원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C레벨에 여성 임원을 중용하며 차세대 여성 리더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지난달 임원인사에서 이정애닫기이정애광고보고 기사보기 LG생활건강 대표이사(사장)와 박애리 지투알 대표이사(부사장), 두 명의 여성 CEO를 선임했다.

LG의 여성 임원 중 최고위직인 이정애 사장은 LG 상장사 중 첫 여성 CEO(최고경영자)이자 4대 그룹 상장사 중 첫 비오너일가 전문경영인 CEO다. 그는 1986년 럭키생활용품사업부(현 LG생활건강)에 입사한 이후 생활용품사업부 마케팅 상무, 생활용품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엔 ‘LG그룹의 자사 출신 최초 여성 임원’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박애리 지투알 신임 대표는 올해 전무에서 부사장 승진과 함께 CEO로 선임됐다. 박 대표는 대우자동차판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5년 LG애드(현 지투알)에 입사하며 LG와 연을 맺었다.

박 대표는 ATL(Above The Line·전통매체광고)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 받았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와 김희연 LG디스플레이 CSO. 자료=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여명희 LG유플러스 CFO와 김희연 LG디스플레이 CSO. 자료=각 사.
LG는 올해 임원인사에선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C레벨’에도 여성 임원을 중용했다. 특히 4대 그룹에서 여성 CFO를 선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최고재무책임자(CFO)겸 최고리스크책임자(CRO)에 여명희 전무를 선임했다. LG유플러스가 CFO 자리를 교체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전임자인 이혁주 부사장은 퇴임했다.

여 전무는 LG유플러스에서 10년간 회계와 경영기획담당 임원으로 근무해왔다. 특히 그는 데이콤과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두 번의 합병을 겪은 인물이다. 1989년 데이콤에 입사했지만, 2000년 데이콤이 LG그룹에 편입됐고 2010년엔 LG텔레콤으로 흡수합병됐다.

여 전무는 데이콤 입사 10년만인 2010년 금융팀장에 올랐고, 2010년엔 LG유플러스 회계담당으로 승진했다. 또 여 전무는 흡수합병 과정 중 재무 분야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것을 인정받아 2012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에는 회사의 경영기획담당 임원을 맡아왔다.

그는 지난 2020년 김새라 전무와 함께 LG유플러스의 첫 여성 전무 타이틀을 달았다. 올해는 LG유플러스의 첫 여성 CFO 타이틀도 거머줬다.

여 전무는 이혁주 부사장의 뒤를 이어 회사의 투자 및 비용 관리는 물론, 기업의 리스크가 되는 요소를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이달 초 최고전략책임자(CSO)에 김희연 전무를 선임했다. 김 전무는 2020년부터 LG디스플레이의 전략과 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경영전략그룹장을 맡고 있다.

지난 10년간 LG디스플레이의 IR을 담당해 온 김 전무는 지난 2014년 한국 IR 협의회가 주최하는 ‘2014 한국 IR 대상’에서 최고의 IR 임원에게 수여하는 ‘Best IRO’로 선정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LG디스플레이의 첫 여성 전무가 됐다. 당시 회사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반을 구축하고, 시장과 고객의 인사이트 발굴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2000년대부터 여성 임원들을 중용하며 여성 리더십을 키워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다. 배우 윤여정의 동생으로 유명하다.

윤 전 대표는 2000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LG 최초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10년 뒤인 2010년에는 전무로 승진, 2011년에는 LG아트센터 대표로 선임되면서 LG의 첫 여성 CEO가 됐다.

윤 전 대표는 자신이 임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21세기가 됐는데 어떻게 그룹에 여성 임원 하나 없느냐’는 고(故) 구본무닫기구본무광고보고 기사보기 전 LG 회장의 지시가 큰 몫을 했다”라며 “당시 여성 부장이 그룹에 3명 있었고, 임원 후보 1순위로 추천 받았다”고 밝혔다.

구 전 회장은 지난 2002년 그룹 여성 임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해 업적과 능력이 뛰어나다면 남성이나 여성 구별 없이 관리자나 임원으로 조기에 발탁할 것입니다. 여성인력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여성 임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광모 LG 회장의 2022년 신년사 영상.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구광모 LG 회장의 2022년 신년사 영상. 사진=LG
구광모닫기구광모광고보고 기사보기 LG 회장도 취임 이후 여성 임원을 지속 늘리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해선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른다는 구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말 LG의 여성 임원은 29명이었으나, 올해 64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LG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율도 2018년 3.2%에서 2022년 말 약 7%로 2배 늘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LG전자가 12명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가 11명, LG생활건강 10명, LG CNS·LG화학이 9명으로 뒤를 잇는다.

LG그룹 관계자는 “디테일, 배려 정서적 능력 등 여성 특유의 강점을 갖춘 여성 인재들이 회사 내 여러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어 자연스럽게 여성 임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LG의 미래 설계를 위해서는 차세대 리더 육성과 조직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도 젊고 유능한 여성 인재들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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