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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증액 놓고 초유의 공사중단 사태·PF위기 겹악재 [둔촌주공 히스토리 (中)]

기사입력 : 2022-12-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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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책 펴던 조합 지도부, 총사퇴 이후 공사 재개했지만 레고랜드발 PF사태 유탄

지난 5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외부 가림막에 유치권 행사 현수막이 걸린 모습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오랜 시간 서울 재건축시장에서 ‘단군 이래 최대’라는 타이틀을 달고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둔촌주공 재건축. 기나긴 진통 끝에 마침내 일반분양을 시작해 예비 청약자들을 만났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본 기획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이 지나온 역사와 사건 사고들, 전망 등을 대해 연대식으로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上 서울시민 추억에서 재건축 최대어로, 분양가 갈등에 조합장 교체까지

中 사업비 증액 놓고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PF위기 겹악재

下 놓쳐버린 분양 골든타임, 고금리·고분양가·집값하락 삼중고

(上에서 이어짐)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올해 4월 15일 0시를 기점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키고 유치권을 행사해 공사장 전체를 전면 출입 통제에 나섰다.

조합은 기존 계약 해지 결의안과 소송까지 불사하며 강경한 대응을 하려 했지만, 이주비·사업비 대출 연장이나 입주 지연 등의 리스크가 더 커 조합 측에 예상되는 피해가 더 컸다.

게다가 5월에는 시공사업단 측이 현장 타워크레인까지 철거하겠다며 초강수를 뒀다. 만약 타워크레인이 해체된다면 차후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타워크레인 재설치 기간을 감안해 6개월 이상의 공기 지연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같은 달,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조합이 대부분 수용 의사를 밝힌 것과는 반대로 사업단 측은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사업단은 서울시 중재와 조합의 자정노력 등을 이유로 타워크레인 해체만은 연기했다.

이 기간 부동산시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원자재값 상승, 금리 상승기가 맞물리며 서서히 2021년까지의 상승세가 사라지고 있는 시기였다. 공사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둔촌주공이 일반분양에 나설 ‘골든타임’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었다.

◇ 강경책 펴며 기싸움 나섰던 조합, 사업비 대출 만기 임박 등 악재에 결국 백기

NH농협은행을 비롯한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대주단이 8월 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조합에 전달하면서, 둔촌주공을 둘러싼 위기는 끊이지 않고 계속됐다.

사업단은 조합에 밀린 사업비를 사업단이 대위변제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금과 관련해 조합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통보까지 전했다. 일각에서 둔촌주공을 둘러싸고 우려되던 ‘트리마제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시공사업단이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을 대위변제로 대신 갚아준다면, 조합에 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조합이 이를 갚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아파트 전체가 경매로 넘어가고, 조합원들은 현금청산만 받고 사업에 대한 소유권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성수동 트리마제’는 지역주택조합이던 성수1지역주택조합이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해 추진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사업 도중 분담금과 분양가 등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 사이 갈등이 빚어졌고, 사업이 지연되며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조합은 부도나고 말았다. 이후 사업부지가 경매에 부쳐진 뒤 시공사였던 두산중공업이 이를 인수한 뒤에야 아파트가 지어질 수 있었다.

연달아 터지는 논란 속에 조합 집행부는 지난 7월 전원 사퇴를 표명했다. 이후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와 조합, 시공사업단 등의 노력으로 지난 10월 17일, 6개월간 멈췄던 둔촌주공의 공사가 비로소 재개됐다.

◇ 천신만고 끝에 재개된 공사, 레고랜드 사태 유탄…KB증권 PF차환으로 급한 불 껐지만...

조합과 사업단은 만기가 임박한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기간을 6개월 연장해달라고 대주단에 요청했다. 그러나 대주단은 이에 대한 ‘불가 통보’를 보냈다. 그러자 조합은 일단 증권사를 통한 단기유동화 증권 발행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대주단을 새로 구성해 재융자(리파이낸싱)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자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촉발시킨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며, PF의 차환발행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이달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둔촌주공 PF의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차환에 실패했다. 증권사들은 기존 사업비 7천억원에 추가로 1250억원을 더해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천신만고 끝에 지난 10월, 시공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 7231억원을 조달했다. 만기는 내년 1월 19일이다. 주관사인 KB증권은 기존 투자금액 약 1220억원에 대해 감액 없이 전액 재투자하고 정부의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참여를 성사시켰다. 이로 인해 둔촌주공 사업에 대한 사업안정성이 확인되면서 둔촌주공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자본시장을 통해 원활하게 차환 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차환발행에 실패할 경우 시공사업단이 PF 조달자금 전액을 상환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었지만, 둔촌주공의 경우 워낙 우량한 사업장이라 최근 급격한 자금경색에도 불구하고 차환발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량 사업장’으로 기대 받던 둔촌주공은 ‘분양만 성공하면’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시장 경색에서부터 찾아왔다. (下에서 계속)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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