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리서치 센터는 5일 출범 1년을 맞아 정석문 리서치 센터장을 포함한 4명의 연구원이 분석한 리포트를 시장에 내놨다. 각 연구원이 각자 전문성을 살려 자신이 생각하는 내년 가상 자산 시장 전망을 담은 것이다.
우선 정석문 리서치 센터장은 2023년 가상 자산 시가총액이 1조~1조5000억달러로 회복할 것이라 관측했다. 현재는 8000억달러 수준이다.
정 센터장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통화 긴축 정책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에 주목했다.
하지만, 가상 자산 업계 투자와 연구 개발, 채용 등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센터장은 “지난해 강세장에서 가상 자산 가치를 이해한 계층이 늘어나면서 업계의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 자산)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간 지속됐던 미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내년 상반기 중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수치가 안정을 찾아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수요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시나리오(Scenario‧과정)라면 2023년은 2019년과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석문 센터장은 이에 관해 “2019년 초 미 연준이 그 이전까지 여러 차례 단행한 금리 인상을 동결했고, 그해 9월 보유 채권 축소를 중단하는 등 정책 방향을 선회한 영향”이라 설명했다.
두 번째로 최윤영 연구원은 ‘가상 자산의 제도권 편입 확대’에 주목했다. 특히 기관들이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Ethereum)에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봤다.
올해 하반기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대표 애비게일 존슨)는 이더리움 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아울러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대표 제이미 다이먼)는 이더리움 네트워크(Network‧관계망)를 활용한 첫 디파이 거래에 성공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JP모건의 디파이 거래 성공은 그간 가스 비용 문제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기관들의 우려를 해소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 예상했다. 그는 “디파이에 관심 보였던 뉴욕멜론은행(BNY Mellon‧대표 로빈 빈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대표 데이비드 솔로몬), ING그룹(대표 랄프 해머스)와 같은 3개 회사가 내년에 디파이 거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정준영 연구원은 가상 자산 신뢰도 등에 관해 언급했다. 올해 벌어졌던 가상 자산 관련 기업들의 각종 내부통제 실패 문제로 내년엔 가상 자산 관련 규제들이 구체화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단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우선 증권성 판단 여부는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와 리플(Ripple‧대표 브래드 갈링하우스) 간 소송 결과와 함께 지난 6월 루미스(Lummis)와 질리브랜드(Gillibrand) 상원의원이 발의한 ‘책임 있는 금융혁신 법안’(RFIA‧Responsible Financial Innovation Act)의 통과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업 적용 여부와는 별개로 각종 법안에서 투자자 보호 측면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 통제국(OFAC‧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의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제재가 보여주듯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자동화 계약) 프로토콜(Protocol‧통신규약) 자체를 규제 영역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도 늘어날 것”이라며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는 발행 주체의 요건이 강화될 것이라 보여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나 가상 자산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정 연구원은 현재의 가상 자산 시장 상황이 개선되려면 기대감에 따른 상승보다는 신뢰 회복과 가치 창출이 전제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내년에 발전이 기대되는 섹터(Sector‧분야)론 ▲레이어2(Layer-2)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웹3.0(Web 3.0) ▲아이덴티티(Identity)와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 등을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승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과 디파이, 전통 금융기관의 시너지가 발휘될 가능성을 살펴야 함을 피력했다.
김 연구원은 “법정화폐 대비 가격 등락이 심한 가상 자산은 일반 상거래나 소액 결제용으로 쓰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과 가상 자산은 국가나 대형 기관이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대중 속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의미에서 달러 다음으로 스테이블 코인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테더 코인(USDT) 발행사인 테더(Tether‧대표 얀 루이스 반 데르 벨데), USDC 코인(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대표 제레미 알라이어), 바이낸스 스테이블 코인(BUSD) 발행사인 바이낸스(Binance·대표 창펑 자오)까지 3개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스테이블 코인 사용처가 늘 것”이라 관측했다.
디파이 측면에선 FTX 이슈(Issue‧현안)로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탈 중앙화 거래소(DEX‧Decentralized Exchange) 사용자 수와 거래량이 늘었고 최근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가 디파이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내년엔 이 시장이 더욱 성숙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와 더불어 피델리티가 개인 고객을 위한 가상 자산 투자 상품인 ‘피델리티 크립토’ 모집을 FTX 사태 발생 이후인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상 자산 규제 도입 확대 등으로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전통 금융기관들이 각자의 기존 서비스에 가상 자산을 융합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코빗은 2013년 7월 국내 최초 설립된 가상 자산 거래소다.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술력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Softbank·대표 마사요시 손), 판테라캐피탈(Pantera Capital·대표 댄 모어헤드) 등 세계 유수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7년에는 글로벌 게임 기업 넥슨(NEXON·대표 이정헌) 지주회사인 NXC(대표이사 이재교)에 인수됐다.
현재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빗썸(Bithumb·빗썸코리아 대표 이재원),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고팍스(GOPAX·스트리미 대표 이준행) 등과 같이 은행 실명 확인 계좌 거래가 가능한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상태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실명 확인 계좌를 통한 원화(KRW) 입출금 거래가 가능하다. 내·외부 상장 심사위원회의 심사 기준을 통과한 가상 자산 110여 종에 관한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올해 가상 자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많은 투자자가 코빗 리서치에 깊은 관심을 보여줘 감사했다”며 “코빗 리서치 센터는 앞으로도 꾸준히 가상 자산 관련 양질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와 건전한 가상 자산 투자문화 조성을 통해 거래소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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