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역시 미국에 발맞춰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거래빙하기’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늘었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부동산빅데이터 전문 기업 아실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5만9759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에는 5만5509건이었다. 매물은 7.6% 증가했지만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은 5월 1745건에서 7월 639건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거래가 끊긴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요 상품인 아파트값 역시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조사한 결과 8월 말 현재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1357조4685억3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4월 말 1357조7435억200만원 대비 2749억6400만원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폭락을 조장하는 글을 올리자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어 “우리 시대가 도래했다”며 “그러면 청약 경쟁률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디를 두 개씩 생성해 활동할 것을 주문했다.
아무래도 현재 무주택자이면서 청약을 노리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부동산 시장에는 ‘가두리’라고 해서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가두리 양식 등 수산물에서 쓰이는 말이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이유는, 공인중개업자들이 고의적으로 시세를 왜곡하기 때문에 생겨났다.
상식적으로 비싸게 팔리면 팔릴수록 중개업자들에게 들어가는 수수료가 많을 것 같지만, 가격이 높으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가격에는 팔리지 않는다” “좀 더 낮춰야 한다”고 꼬드기기도 한다.
반대로 입주민들은 ‘저가 매물’에 대해 “거둬들여야 한다”며 어느 수준 이하로는 매물을 내놓지 말 것을 종용한다.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일반인들은 상관이 없고, 중개사 입장에서는 공인중개사법에 걸리는데 ‘특정 가격 이하로 중개를 의뢰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행위’가 아니면 저촉되지 않는다. 중개사들끼리 ‘00억원 이상으로 받지 말자’고 해도 위반이 아니라는 뜻이다.
집값이 떨어지길 원하든, 오르긴 원하든 개인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현재 내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집값이 오르길 바랄수도, 떨어지길 바랄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바라는 양측이 서로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적인 심리를 갖고 있다는 게 문제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들으면 현실을 인지하기 어렵다. 더 떨어지겠지라고 믿고 집을 사지 않으면 나중에 집값이 올라 후회하게 되고, 상승할 것을 믿고 있다가 팔지 않아도 후회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소신이 중요하다. 집값이 더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머뭇거리다보면 때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더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다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따를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한 요즘이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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