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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만 했다 하면 미달 속출하는데…부동산 물량 쏟아지는 이유는

기사입력 : 2022-09-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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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물론 수도권-전국 청약경쟁률 일제히 하락, 미분양도 12.1% 급증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 연기, 이월물량 ‘밀어내기’ 분양 관측도

'22년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 통계 / 자료제공=국토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22년 7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 통계 / 자료제공=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적인 경제위기 우려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미 연준과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 기조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은 지난 2년과는 180도 다른 냉기류를 보이고 있다.

매매와 청약시장 모두가 얼어붙는 동안에도, 연말까지 남은 분양 물량이 올해 상반기 분양된 물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같은 기류에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전국 상반기 평균 청약 경쟁률 18대 1→14대 1, 미분양도 올해들어 매달 증가

대출이 여의치 않아지며 매매거래량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에 이어, 청약시장 역시 고분양가 논란 속에 서울 분양단지마저 미분양이 속출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민간아파트 기준 상반기 청약 경쟁률은 서울이 지난해 124.7대 1에서 올해 29.4대 1로, 수도권이 30대 1에서 13대 1로, 전국은 18대 1에서 14대 1로 일제히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34만9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만8260건)과 비교해 46.0% 감소했다.

또 7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호로 전월보다 12.1%(3374호)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천호 규모로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들어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작년 말 1509호에서 지난달 4528호로 7개월 사이 3배나 불었다. 지방 역시 같은 기간 1만6201호에서 2만6755호로 1만호 넘게 뛰었다.

공사가 끝나고 나서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역시 전국 7388호로 전월보다 3.6%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동산시장의 냉기류에도 불구, 추석 이후 분양시장은 연말까지 16만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는 상반기 분양된 14만여 가구보다 2만여 가구 많은 수치다. 이는 올해 아파트 분양예상 실적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실제 분양이 이뤄지면 지난해 동기간 분양실적(15만7600가구)보다 약 5000여가구가 늘어나는 수치다.

추석 이후 분양예정 물량은 수도권이 7만6321가구, 지방이 8만6571가구로 수도권이 전국 물량의 46%를 차지한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5만2755가구로 가장 많고 ▲부산(1만5339가구) ▲충남(1만2492가구) ▲인천(1만2194가구) ▲서울(1만1372가구) ▲대구(1만604가구)가 뒤를 잇는다.

12월까지 시도별 분양예정 물량 추이 / 자료제공=부동산R114이미지 확대보기
12월까지 시도별 분양예정 물량 추이 / 자료제공=부동산R114


◇ “시장 반등 계기 안 보여” 밀어내기식 ‘물량 털이’ 조짐

이렇게 얼어붙은 시장 속에서도 업계는 왜 청약을 서두르고 있을까. 복수의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물량 털기’로 풀이하고 있다. 향후 시장 전망이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더 늦기 전에 물량을 소화해 수요자들을 모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미 지난해부터 수많은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 개편 등을 이유로 분양을 연기해왔지만,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지지부진한 정책 완화를 두고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대어급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가 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던 단지들도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걸 보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분양예정물량이 늘어난 것은 이렇게 미뤄졌던 단지들이 이월되면서 나타나는 기저효과이기도 하고, 건설사와 시행사 입장에서는 ‘밀어내기’의 양상이 나타난다고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분양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상황이 나쁘다고 분양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1순위청약 마감’이 되지 않더라도 일단 분양에 들어간 다음 계속 시장을 지켜보자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부동산R114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는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하는 한편, “청약을 서두르기보다는 경기상황과 수급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분양가와 단지별 입지, 지역별 공급량 등의 변수에 따라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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