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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공대 출신 재무통…적자 회사 살려내는 달인이 되다

기사입력 : 2022-09-19 00:00

계열사 구조조정 맡아 ‘소방수’ 역할 톡톡
식자재 유통에서 ‘솔루션 기업’ 비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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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생 /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MBA / 1995년 CJ그룹 입사 / 2011년 CJ헬로비전 경영지원실장 / 2014년 CJ CGV 경영지원실장 / 2017년 CJ CGV 국내사업본부장 / 2018년 CJ푸드빌 대표이사 / 2020년 12월~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지난달 24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CJ프레시웨이 물류센터에 ‘정성포차’라는 이름의 푸드트럭이 도착했다.

CJ프레시웨이가 전국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회사 임직원과 협력사 관계자들에게 간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행사는 물류업 특성상 야간 근무가 많은 점을 고려해 저녁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진행됐다. 뜻하지 않게 간식과 음료를 받아든 임직원, 협력사 관계자들 모두 웃는 얼굴로 하루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벤트 첫날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도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천, 수원, 동탄 물류센터를 순회 방문하며 현장 근무자와 만났다. 정 대표는 새벽까지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관계자에게 준비한 간식을 손수 건네며 감사 인사와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이벤트에 참여한 한 물류센터 직원은 “따뜻한 간식뿐 아니라 대표와 만남이라는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격려를 받아 힘이 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원활한 식자재 배송을 위해 늦은 밤까지 근무하는 물류센터 임직원에게 명절 성수기를 앞두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며 “임직원 노고 덕분에 회사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성장궤도에 들어선 만큼 임직원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정 대표 얼굴도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보였다.

과거 CJ그룹 주요 구조조정을 맡아 누구보다 지난한 길을 걸었던 그였던 만큼 명절을 앞두고 임직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무척 오랜만이라고 느꼈기 때문일까.

정 대표는 성균관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CJ그룹에 입사했다. 공대 출신이지만 그룹 내에서는 재무통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CJ시스템즈, CJ헬로비전을 거쳐 CJ CGV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이후 정 대표는 CJ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과감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소방수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8년 적자가 심하던 CJ푸드빌 대표로 발령받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9년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2018년 말 6500% 넘었던 CJ푸드빌 부채 비율을 2019년 말 500%대까지 떨어트렸다.

그는 CJ푸드빌 마지막 근무 해였던 2020년까지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하며 구조조정을 지속했다. 가능한 불요불급한 투자를 동결하고, 경영진 급여 반납, 부동산 등 고정자산을 매각하는 등 전방위적 긴축경영 계획을 밝히며 CJ푸드빌 재무구조 개선에 힘썼다.

정 대표는 코로나19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던 2020년 12월 식자재 유통기업인 CJ프레시웨이를 맡게 됐다. CJ프레시웨이는 조금 다를까 싶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외식 시장이 침체하자 CJ프레시웨이도 큰 타격을 받았다.

2019년 3조원을 넘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2조4000억원대로 급전직하했다. 영업이익 35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게 정 대표였다.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 회장이 CJ푸드빌 내실경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정 대표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해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맡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 대표는 CJ프레시웨이에서 다시 시작했다. 먼저 적자가 많은 계열사 ‘프레시원미트’를 청산했다.

프레시원미트는 축산 유통 회사로 2020년 당시 당기순손실 60억원을 기록하던 적자 계열사였다. 채소, 가공품, 소스 등 일반적인 식재료 사업을 하던 계열사 ‘형제푸드’도 정리했다.

이와 동시에 CJ프레시웨이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 주력인 식자재 유통 사업을 강화하되, 특히 식자재 솔루션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전략을 내놓았다.

정 대표는 “기존에는 좋은 식자재를 유통하고 양질의 푸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 고객 성공을 함께 도모하는 전문 컨설턴트로서 존재감을 강화할 것”이라며 밝혔다.

CJ프레시웨이가 지난 8월 공개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은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 지를 잘 보여준다. 유통·영업 전문가, 영양사, 조리사, 데이터 분석가 등 CJ프레시웨이 주요 직군으로 구성한 ‘에이전트 프레시’ 요원이 고객 어려움을 해결하고 임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정 대표는 기존 B2B(기업 간 거래) 고객은 물론 소비자와의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에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외식 식자재 누적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해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당시 1분기 계약 만료 대상이었던 월 매출 1억원 이상 외식 프랜차이즈와 계약도 모두 성사시켰다.

새롭게 공을 들였던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식자재 누적 매출도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1.6% 증가했다. 특히 프리미엄 수제버거 브랜드 ‘번패티번’ 식자재 유통 뿐 아니라 매장 운영, 메뉴 컨설팅 등으로 가맹 사업 확장을 도우며 성공적인 밀 솔루션 기업의 면모를 보였다.

정 대표가 추진하는 신사업도 순항중이다. CJ프레시웨이는 업계 처음으로 병원 전담 조직을 설립하며 환자식 메뉴 개발과 치료식 분야 선제적으로 진출했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요양원 등으로 시장규모를 넓히는 중이다.

이 회사는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케어 전문 브랜드 ‘헬씨누리’를 론칭하며 연화식 등 특화 상품을 개발 중이다.

또 요양과 복지시설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한노인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한노인회는 1969년 조직한 단체로 전국 연합회, 경로당 등을 포함해 약 300만 명의 회원을 보유 중이다.

이날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정 대표는 “백세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균형 잡힌 식사는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환자식 공급, 케어푸드 개발 등으로 다져온 노하우를 발휘해 어르신 식문화 개선과 영양 증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누리’ 사업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최근 CJ프레시웨이는 ‘우리아이들병원’, ‘밍글링’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어린이 성장 발달을 위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연평균 50만명 환자가 내원하는 보건복지부 지정 유일한 소아청소년 전문 병원으로 방대한 어린이 건강과 진단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밍글링은 메디컬 에듀테크 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CJ프레시웨이는 브랜드 ‘아이누리’를 중심으로 한 상품, 유통 인프라에 병원 데이터, 밍글링 IT와 교육 역량을 결합해 질 높은 상품과 보육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협약식에 직접 참석한 정 대표는 “건강한 식생활이 어린이 성장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신뢰도 높은 건강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솔루션 기획에 착수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객사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고객 사업을 돕기 위해 상품부터 서비스까지 전방위적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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