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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품에 안긴 쌍용차 ‘SUV 명가’ 회복할까

기사입력 : 202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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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지금 주문하면 1년 뒤에 받아
코란도 초심 살려 ‘정통 SUV’ 승부수

▲ 곽재선 KG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 곽재선 KG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쌍용자동차(회장 곽재선닫기곽재선기사 모아보기)가 ‘SUV 명가’ 회복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신형 SUV ‘토레스’가 히트하면서 SUV·픽업트럭 라인업만으로 현대차·기아에 이은 국내 자동차 3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1~8월 내수 시장에서 5만5904대를 판매했다. 르노코리아(3만4437대)와 한국GM(2만5258대)보다 높은 국내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3만7138대로 최하위인 5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을 깨고 자존심을 회복한 것이다.

올해 부품 수급 문제로 내수 자동차 시장이 다소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쌍용차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쌍용차 올해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9% 증가했다. 현대차(-11.5%), 기아(-3.3%), 르노코리아(-10.3%), 한국GM(-41.0%) 등 다른 업체들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홀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새롭게 추가하며 소형부터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구체적인 모델별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대형 픽업 렉스턴스포츠 1만9038대, 소형SUV 티볼리 8966대, 중형SUV 토레스 6422대, 준중형SUV 코란도 4227대, 대형SUV 렉스턴 2439대,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108대 순이다.

지난 7월초 본격 투입된 토레스는 2개월간 총 6422대가 출고됐다. 월 평균 판매량이 3200여대로 국내 주력 SUV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쌍용차는 “토레스의 계약 물량이 약 6만대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당초 올해 토레스 판매 목표를 1만6800대로 계획했다. 그러나 사전계약 첫 날에만 쌍용차 역대 최고 기록인 1만2000여대가 계약된 것을 시작으로 주문이 계속 이어지자 계획을 바꿨다.

올해 직원들이 여름 휴가를 일부 반납하면서까지 토레스 생산량을 2만6000여대 수준까지 1만대 가량 끌어올리기로 했다. 내년에도 연간 3만대 가량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생산계획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금 토레스를 주문해도 계약 물량 6만대를 소진하려면 1년 가량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 쌍용자동차 토레스이미지 확대보기
▲ 쌍용자동차 토레스
토레스 성공 요인은 디자인 혁신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쌍용차는 현대차·기아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도심형 SUV를 만든 것이 아니라, 튼튼하고 강인한 ‘정통 SUV’를 만들겠다는 철학 아래 쌍용차 디자인을 기획했다.

코란도·무쏘를 만들었던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디자인 철학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강인함에 의해 추진되는 디자인)’를 새롭게 정립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를 개발하며 SUV 명가라는 쌍용차 헤리티지(유산)을 되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는 최신 트렌드에 따라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추구했다. 얇고 넓게 디자인한 대시보드는 운전자에게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또 슬림형 12.3인치 AVN(내비게이션 등) 디스플레이와 8인치 통합 컨트롤 패널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차량 내 버튼을 최소화한 대신 이 패널을 통해 공조 등 대부분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라는 경영위기 속에서도 토레스 성공으로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차세대 자동차산업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증명된 것이 없다는 점이 뼈아프다.

쌍용차는 2023년 토레스 전기차(프로젝트 U100), 2024년 코란도 전기차(KR10),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등 2년 안에 3종의 전기차를 추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최근 KG그룹으로부터 인수 자금 유입을 통해 급한 불은 껐지만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 내연기관 생산설비 교체 등에 추가적으로 약 1조원 가량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 회장으로 새롭게 취임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고칠 부분과 증명해야 할 부분이 곳곳에 있지만 충분히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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