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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연금개혁, 현 세대와 미래세대 간 책임과 부담 조율 조치…목표에 명확한 합의 선행돼야"

기사입력 : 2022-09-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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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연 입법조사관 리포트…"모수개혁 넘어 구조개혁 도달 위해 거버넌스 작동해야"

주요 국가별 연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 자료출처= OECD 인용 국회입법조사처 '연금개혁 논의 검토와 방향성' 리포트(2022.08.31)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국가별 연금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 자료출처= OECD 인용 국회입법조사처 '연금개혁 논의 검토와 방향성' 리포트(2022.08.31)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정부와 국회에서 연금개혁이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연금개혁 논의 검토와 방향성' 리포트를 발간했다.

연금개혁은 현 정부의 3대 개혁과제 중 하나로 지난 7월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8월 위원장과 위원들을 선임했다.

현 정부도 지난 8월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중장기적으로는 구조개혁까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 제1차 회의를 열어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위원회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오는 2023년 3월까지 재정추계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조사처는 국민연금은 그동안 연금수급자보다 가입자가 절대적으로 많았던 가운데 제도 시행 후 세계 3대 규모 기금으로 성장했으나, 저출산, 고령화로 시급히 기금고갈에 대비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판단했다.

원시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리포트에서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이 드러난 근본적인 원인은 국민연금제도가 보험료율은 낮으면서, 급여 수준은 후한 저부담 고급여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던 것에 기인한다"고 제시했다.

우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전체 평균과 비교해 보더라도 제도의 틀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의 소득대체율은 보험료율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원시연 조사관은 "보험료율을 추가로 올리지 않은 채 소득대체율만 높이게 되면 연금 재정을 더 악화시켜 곧 다시 개혁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안정에 방점을 두는 경우, 연금 보험료율 인상을 통해 개인 단위의 연금 수지상등(收支相等) 달성, 후세대의 추가 부담을 전제로 한 단계적인 보험료율 인상, 가입자는 줄고 수급자가 늘어나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조정장치(Automatic Adjustment Mechanism) 도입을 통해 급여 축소 또는 연금 수급연령 상향 조정 등 미래 세대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반면 소득보장에 방점을 두는 경우는 노후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소득대체율 인상과 그에 상응하는 보험료율 인상,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축소를 위한 가입지원제도의 강화(각종 크레딧제도 확대, 보험료 지원사업 확대 등), 기초연금의 강화를 통한 노후소득보장 확보와 국민연금의 완전 소득비례 방식으로의 전환, 국민연금의 낮은 소득보장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퇴직연금의 의무화 필요성 등을 강조한다고 짚었다.

기존 연금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재정안정화를 위한 세부 방안을 활용하여 제도를 손질하는 이른바 모수(parametric) 개혁에 대해 네 가지 방안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소득대체율을 낮추거나, 또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 등을 높이는 등 직접적으로 관련 수치를 변경하는 방식이고, 둘째, 연금 산식에 적용되는 기준변수 등을 재정안정화에 유리한 변수로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셋째, 연금 재정에 대한 기여도와 급여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 넷째, 자동조정기능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고 덧붙였다.

원시연 조사관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모수개혁 방안은 첫 번째 유형"이라고 짚었다.

또 구조개혁의 경우 그대로 연금제도의 구조를 변경하고 해당 제도의 기능과 역할을 변화시키는 등 체계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원시연 조사관은 "구조개혁은 기존제도의 체계를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개별 연금제도 간의 관계를 재설정하면서, 동시에 세부적으로 개별 제도의 모수를 개혁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상당히 오랜 논의의 과정과 전략이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시연 조사관은 "연금개혁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현세대와 미래세대 간 책임과 부담을 조율하는 불가피한 조치임에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인기 없는 대표적인 이슈에 해당한다"며 "정부와 국회에서의 연금개혁 논의가 다양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국 좌초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진전없는 소모적인 논쟁의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지향과 이념에 경도되지 않아야 하고,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원시연 조사관은 "더구나 연금개혁이 모수개혁을 넘어 구조개혁 단계까지 도달하려면, 개별 연금제도 관련 실태와 현황에 대한 정밀한 파악이 이루어져야 하며, 전체 틀을 아우르기 위한 연금개혁 거버넌스가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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