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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SH공사 사장이 띄운 ‘분양원가 공개’ 확대론, 건설업계·LH는 난색

기사입력 : 2022-08-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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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서범수 의원,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 29일 개최
국민의 알 권리·분양가 거품 제거 vs 주택공급 위축·공사 품질저하
공익실현 등 공기업 설립 취지에는 부합하나 보완할 점 산적

29일 오전 열린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에 앞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토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9일 오전 열린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에 앞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를 비롯한 토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김헌동닫기김헌동기사 모아보기 SH공사 사장이 주택 ‘분양원가 공개’ 활성화의 필요성과 의의를 재차 강조하며 업계 전반의 확대와 활성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와 LH, 국토교통부 등은 분양원가 공개 확대에 대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제도가 다른 공기업이나 민간 건설사까지 확대되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됐다.

SH공사와 국민의힘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분양원가 공개와 서민주거안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SH공사의 분양원가 공개로 공공주택의 분양원가 및 서민주거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추진됐다.

토론회는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분양원가 공개 의의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으며, 이어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를 좌장으로 △양희관 국토교통부 공공택지기획과장 △강오순 한국토지주택공사 판매기획처장 △김기범 경기도 택지개발과장 △김영권 대한건설협회 신사업실장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등이 토론을 진행했다.

주제발표에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분양가격의 적정성 검증 뿐 아니라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으로, 공공기관의 투명하고 열린 경영을 위한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김헌동 사장은 과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본부장을 맡았던 시절부터 꾸준하게 원가공개 필요성을 주장해왔던 바 있다.

그의 주장대로 SH공사는 김 사장 취임 직후 과거 10년간 주요사업지구(내곡, 세곡2, 마곡, 오금, 항동)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최근 마곡지구 13개 단지를 끝으로 분양원가를 공개를 마무리했다. 향후 준공정산이 예정된 단지는 공사비 정산을 완료한 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노력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분양원가 공개 및 자산공개, 고품질의 100년 주택 건설 및 이를 위한 서울형 건축비 도입 등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복지에 기여하고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최근 발표된 부동산정책에서 공기업의 공공주택과 관련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며, “원가공개 등 공공성 있는 정책이 대책에 포함됐어야 한다고 본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의 청년 원가주택 공급도 원가가 있어야 추진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국토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 같다”며 분양원가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토론회에 참석한 국토부와 LH, 대한건설협회 등은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강오순 LH 판매기획처장은 “LH가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는 임대주택 130만여호에서는 사실 큰 손실이 나는데, 이런 손실을 분양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메우는 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5년 공공임대주택, 10년 임대주택 등 과거 주택공급 제도는 분양가격의 적정성 논란 때문에 폐지된 전례가 있는데, 분양원가 공개가 이런 점을 재현할 수 있는 점은 우려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오순 처장은 “저희도 원가공개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공개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게 사회적인 이익이 크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진다면 공개에 나설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영권 대한건설협회 신사업실장은 “집값은 분양원가 공개보다는 수요와 공급이 결정하는 것이고, 분양원가를 낮춘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가는 기업의 영업 기밀로, 이런 부분을 노출하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 건설사마다 분양원가 내역이 다른데 이런 부분을 단순 비교한다면 오히려 소비자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희관 국토교통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올해 원자재값 상승 등을 비롯해 완공 시점에 시장 상황이 변하거나 하는 등 변수가 많아 분양원가 공개를 일괄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분양원가 공개는 분양가격 인하라는 긍정적 효과 외에 주택공급 위축, 공사비 감소로 인한 품질 저하, 사회적 갈등 야기 등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발표한 서민 주거안정 방안대로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첫집을 이용해 기존의 분양가상한제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려 한다"면서 "이처럼 분양원가 공개가 아닌 다른 제도적 대안을 통해서도 저렴한 주택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헌동 사장은 “LH는 지방에서 손실이 난다고 하는데 저희도 마곡지구 등 손해난 곳이 있었다. 손해나 이익이 왜 어느 정도 났는지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 공기업의 의무"라며 "국토부 말씀을 들어보면 원가 아닌 원가주택, 원가 모르는 원가주택이 공급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국민의힘이 집권하자마자 분양·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데, 이런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면서 "분양원가 공개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여당이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및 공익실현 등이라는 공기업의 설립 취지를 부합시킨다는 대전제는 동의한다“면서도, ”분양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과 택지 마련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한 원가공개를 민간에 똑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도 시장경제에 위배될 수 있다“며, ”공익 차원에서 일부 공개하더라도,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활동 침해하지 않도록 세부적인 방안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 전 기업들의 의견수렴 및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국회 토론 등을 통해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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