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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소비 끝났나'…삼성-LG, 상반기 재고자산 늘었다

기사입력 : 2022-08-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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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상반기 재고자산 첫 50조 넘겨
수요 감소·공급망 불안정…가동률 낮춰 재고 적정 수준 유지
원자재값·물류비 지속 상승…하반기 이벤트로 반등 기대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국내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와 LG전자(대표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 배두용)의 재고자산이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다. 원자재값과 물류비도 상승하면서 하반기 가전 시장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52조922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33조5923억 원)와 비교하면 55.1% 늘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 대비 1.9% 포인트(p) 상승한 11.6%를 기록했다.

완성품 재고자산도 17조5741억 원으로, 지난해 말(12조2805억 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약 43.1% 증가했다.

LG전자의 재고자산 상황도 마찬가지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9조6844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8조3274억 원)와 비교하면 약 16%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완제품 재고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5조41010억 원으로, 재고자산 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4조6534억 원) 대비 약 16.2% 증가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재고자산 추이. 자료=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LG전자 재고자산 추이. 자료=각 사.
양사의 재고자산이 늘어난 원인은 소비자의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펜트업(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가 견조했지만, 최근 물가 상승, 고금리 현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전 판매량도 자연스레 감소했다.

이에 기업들은 생산 가동률을 낮춰 재고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상기기(TV·모니터 등) 가동률은 1분기 84.3%에서 상반기 74.4%로 줄었다. 휴대폰(HPP)도 1분기 81%에서 상반기 75.5%로 낮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하반기 재고는 적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DS부문은 시황과 연계해 적절한 재고 정책을 이어가겠다”라는 방침이다.

LG전자도 냉장고 생산라인 가동률을 지난 1분기 127%에서 2분기 119%로, 세탁기는 99%에서 81%, 에어컨은 129%에서 108%로 줄였다.

LG전자 측은 “유통업체의 하반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이에 맞춰 적기에 공급량을 조절할 것”이라며 “성장 모멘텀을 가진 지역은 과감하게 공급을 확대하고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지역에는 공급량을 감량해 재고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가전 수익성이 개선되긴 힘들어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면서 원자재값과 물류비가 지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전년 대비 원자재값 및 물류비 상승률. 자료=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LG전자 전년 대비 원자재값 및 물류비 상승률. 자료=각 사.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만 58조521억 원을 썼다. 지난해 상반기 46조6093억 원과 비교하면 약 12조원 가량 늘었다. 특히 가전 및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39조3319억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31조5120억 원, CE 및 IM부문 단순 합산)와 비교하면 24.8% 증가했다.

삼성전자 측은 원재료 매입액 증가에 대해 “DX부분의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AP 가격은 전년 대비 약 58% 상승했고, 카메라 모듈 가격도 약 10% 상승했다”라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4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 총액은 20조120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5조6295억 원) 대비 약 28.7% 증가했다. 이 중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원자재 매입에만 7조4692억 원을 썼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 증가한 수준이다. 주요 원자재인 스틸 구입에는 9955억 원, 레진 구입엔 5232억 원을 지출했다.

LG전자는 원자재 매입 비용 증가에 대해 “H&A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스틸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22.0%, 레진 평균 가격은 20.3% 상승했다”라며 “구리의 평균 가격도 전년 대비 40.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TV·모니터 등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4조8513억원을 지출했다. LCD TV 패널의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18.2% 하락했지만, TV 및 AV 부품용 칩 평균 가격도 전년 대비 42.6% 상승하면서 원자재 매입액도 증가하게 됐다.

운반비(물류비)도 늘었다. 올해 6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운반비는 1조8417억 원, LG전자는 2조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39.6%, 46.6% 증가한 수준이다.

대개 원자재값·물류비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했지만, 최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완제품 가격 상승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9% 상승했으나, TV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4% 낮아졌다. LG전자의 경우 냉장고·세탁기는 3%, TV는 4%, 모니터는 2.7% 상승했다. 에어컨은 전년 대비 5.9%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의 ‘제로 코로나’ 선언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원자재값, 물류비가 상승했다”라며 “다만, 3분기까지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겠지만, 가전업계 특성상 상반기엔 수익성이 낮아도 하반기엔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가 존재해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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