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코로나19가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현장 근무 정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가전제품은 물론 PC·스마트폰의 수요가 감소했다. 이에 제조사는 물론 부품업체들까지 재고 관리가 경영 리스크로 떠올랐다.
재고회전일수는 보유 중인 재고가 매출로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기간이 짧을수록 비용 부담이 적고,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대개 제조사의 재고회전일수는 70~80일, 유통회사는 50~60일을 유지한다.
삼성전자·LG전자의 최대 매출처 중 하나이자 세계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인 베스트바이(Best Buy)의 올해 1분기 재고회전일수는 74일로, 예년 평균(60일)보다 14일 늘었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도 올해 1분기 재고회전일수도 사상 최대치인 54일을 기록했다.
재고가 늘어나자 삼성전자는 최근 부품 공급업체에 스마트폰과 TV에 사용하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패키징 부품 구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6일 “삼성전자가 재고 급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신규 조달 주문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라며 “어려 부품 공급업체에 부품과 부품 출하를 몇 주간 또는 축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DSCC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패널 평균 재고 일수가 56일로, 약 13일의 잉여 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C·노트북·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도 수요 감소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DSCC는 “올해 2분기 이내에 재고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며 “부품업체 입장에선 재고 대응에 나설 시간이 부족해 늘어난 재고를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부품업체도 재고 자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이 겹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상대적으로 경기 흐름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전략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넘어 프리미엄 가전인 ‘인피니트(Infinite)’를, LG전자는 ‘시그니처(Signature)’ 등 초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해 경영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