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자본시장 민간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 국정과제는 일반 주주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금융위는 국정과제를 최대한 신속히 이행함으로써, 그간 자본시장에서 지적되어 온 고질적인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국정과제 외 에도 규제개혁 등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을 선진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한 주요 아젠다 발굴, 논의를 위해 학계 및 시장참여자 등 관계자들과 함께 올해 9월부터 2~3주 간격으로 ‘릴레이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먼저 올해 3분기 내 공매도 제도가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공매도를 일시 정지시키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확대한다. 현재 주가 5% 이상 하락, 공매도 금액 6배 이상 증가 등 요건 충족시 다음날 공매도가 금지된다.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위한 주식차입시 요구되는 담보비율에 있어서 개인투자자(140%)와 기관(105%)간 차이도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도 추진한다.
물적분할된 자(子)회사 상장심사를 강화해서 모(母)회사 주주에 대한 설명·소통 등 주주보호 노력이 미흡할 경우 상장을 제한할 계획을 세웠다. 예컨대 주주간담회·IR 활동, 분할시 IPO(기업공개) 계획 공시, 상장시 모회사 주총 개최 등이 언급됐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주를 우선배정하는 방안을 도입할지 여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추가 검토를 진행중이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제재 여부 및 양형의 기준이 되는 부당이득액 산정방식을 법제화하고, 불공정거래시 형사처벌 이 외 과징금도 부과함으로써 제재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으로, 법안 통과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사례 등을 감안하여 추가적인 행정제재 수단(증권거래 및 계좌 개설 제한, 상장회사 임원선임 제한 등)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업 회생가능성을 신중히 고려해 상장폐지를 결정하도록 이의신청 대상을 확대하는 등 상장폐지 요건과 단계를 개편 및 세분화하기로 했다.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감사인 지정시 감사품질관리 수준을 반영해 외부감사인의 자체역량 강화를 유도하고,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당초 제도 취지가 달성되도록 보완하기로 했다.
증권형토큰 규율도 올해 4분기 내 보완 및 정비하기로 했다.
증권에 해당하는 권리는 토큰 형태로 발행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자본시장법 적용대상이나, 현행 증권제도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권리의 기록․ 이전 등 증권형토큰의 발행․유통을 상정하고 있지 않은데, 향후 증권형토큰이 자본시장법의 제도적 틀 내에서 합법적으로 발행 및 유통돼 투자자 보호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내부자 거래에 대한 시장규율도 강화한다. 금융당국은 앞서 올해 3월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도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상장 후 6개월간 매도가 금지되도록 개선한 바 있는데, 추가적으로 내부자 주식거래계획을 SEC(증권거래위원회)에 사전 제출하는 미국 사례 등을 참조하여 국내 현실에 맞는 도입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성장성이 높은 비상장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대출이 가능하고, 상장을 통해 환금성도 확보되는 공모형 펀드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올해 5월 국회에 제출됐다.
금융위는 "과제 구체화 과정에서 시장참여자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새정부의 자본시장 정책방향에 대한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고, 혁신성장을 지원할 주요 아젠다를 발굴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공매도 제도 등 국정과제 관련해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공매도 관련 한 참석자는 "투자자들은 단순히 주가 하락 기대보다는 롱숏 등 풍성한 전략 활용을 위해 공매도를 사용한다"며 "이를 제약할 경우 시장 변동성을 줄여줄 수 있는 전략 구사가 제한돼 잠재적 매수(long) 수요가 한국을 떠나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리스크는 공매도 제도의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며 "공매도 제한 혹은 재개 시점을 명확한 기준으로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다수의 개인은 주로 매수를, 소수의 외국인·기관은 주로 매도를 하는데 이는 완전경쟁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공매도 제도의 순기능 및 부작용과 관련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논의를 통해 제도와 현실 간 괴리를 좁히고 제도에 대한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공매도 관련한 부정적 인식은 무차입 공매도 보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법 공매도에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대책은 개인 투자자의 오해를 불식시켜줄 좋은 기회"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부위원장은 전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시행 필요성을 주장한 것과 관련 "금융시장이 더 안 좋아지면 어느 정도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시기와 어떤 조치를 할지는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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