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다중채무 차주의 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저축은행 역시 연쇄적으로 동반 부실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리스크 관리와 자금 중개자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국신용정보원이 올해 초 발표한 '저축은행업권 개별 차주의 특성'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축은행업권 내에서만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불량률은 9.4%로 다른 업권 대비 가장 높았다.
다중채무자는 비다중채무자보다 절대적인 대출 금액은 많은 반면, 채무변제를 통한 신용 회복률은 비다중채무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잠재적으로 부실 대출이 발생하거나 연쇄부실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19년 말 14.8%, 2020년 14.2%, 2021년 13.3%, 2020년 3월 말 13.1%로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 점을 고려해 저축은행업권에 다중채무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부실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다중채무자는 다수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는 사실 자체가 상환능력이 취약함을 의미하는 데다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이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율이 늘어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한도성 여신의 미사용 잔액과 모든 지급보증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게 의무화됐다"며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에 대해서는 별도 충당금을 쌓으면서 무리한 자산성장을 하지 않도록 경영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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