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상단이 같아진 가운데, 연준이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까지 시사한 만큼 한은의 통화긴축 발걸음이 속도를 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상단은 동일해졌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6월 FOMC 회의 기자회견에서 7월 회의 금리 전망에 대해 "다음 회의에서 0.5%p 또는 0.75%p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추가적인 대규모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의 경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도 가동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지만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은 잠재적인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경우에도 물가 고공행진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해서 5%대를 뚫었다. 2008년 8월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올해 남은 금통위 정례회의는 7월, 8월, 10월, 11월 네 차례다.
그러나 금통위가 만약 이때마다 0.25%p씩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2.75%가 되는 만큼, 미국 점도표(dot plot) 상 제시된 연말 예상 연준 기준금리(3.4%)보다 낮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금리 격차 자체보다 시장 영향을 최우선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미국 연준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 따른 대응을 위해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이창용 총재는 7월 한은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 3~4주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그 사이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아울러 6월 임시 금통위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아직 고려한 바 없으며, 시장상황을 봐야 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한은 7월 금통위 정례회의는 오는 7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이 총재는 "파월 연준 의장이 연말까지 금리를 3.4%까지 예상하고 있다"며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 외환/채권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파악할 때라고 보고, 금리 격차 자체보다 시장에 어떤 이펙트(영향)가 있는 지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역전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도 용인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 5월 금통위 뒤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물가상승률이 8% 넘는 상황이고, 경제가 견고한 만큼,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진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규모 자본유출, 환율 등에 대한 우려는 현재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금통위원들도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시사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현 1.75%로 인상한 2022년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수출·제조업 주도의 생산활동 증가가 고용과 가계소득의 회복세로 이어지는 모습이 확인되는 데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수요 압력이 가세해 물가오름세가 확산하는 중이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금통위원은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총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향후에도 물가 전망경로 상 불확실성은 큰 편이며 특히 애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여러 측면에서 우려할 만한 현상"이라며 "통화정책은 수요측 요인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적절하게 사용될 필요가 있으며, 통화당국은 실물경제의 회복세를 현저히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물가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