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이 같은 모빌리티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래 핵심 사업 세 가지를 제시했다.
최근 들어 이 같은 PBV 비전이 실제 사업으로 구현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 5월 30일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며 "회사의 첫 번째 PBV 모델"이라고 밝혔다.
니로 플러스 택시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택시 영업기기를 중앙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와 통합한 '올인원 디스플레이'다. 여기엔 택시요금 체계가 바뀌거나 주행 중 행정구역이 달라질 경우 자동으로 이를 반영해 택시비를 산정하는 첨단 기능을 넣었다. 택시 호출을 받을 경우 이를 스티어링휠 버튼으로 수락하는 기능도 들어가는 등 편의성도 높였다.
니로 플러스는 기존에 있던 모델을 개조해 만든 파생 PBV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을 목표로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후부터 본격적인 전용 PBV 시대가 열린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카헤일링, 자율주행 택시, 자율주행 배송, 다인승 셔틀 등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차량 크기도 소형부터 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목적에 맞게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기아는 PBV 모델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내년부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PBV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은 2025년 하반기이며, 가동 초기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양산 능력을 갖춘다.
기아의 계획은 앞으로 개인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수요는 성장속도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직접 차량을 구매하는 것 보다는 상대적으로 공유차, 차량호출, 렌트 등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이다. 기아는 글로벌 PBV 시장 규모가 2020년 32만대 수준에서 연 평균 33% 성장해 2025년 13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기획하고 있는 미래형 PBV의 모습은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PBV 콘셉트카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3월 신기술 발표회를 열고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 '엠비전팝'과 '엠비전X'를 공개했다.
엠비전팝은 2인승 초소형 모빌리티다. 바퀴가 180도까지 회전할 수 있는 'e-코너 모듈'이 장착됐다. 차량이 마치 게가 움직이는 것처럼 옆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춤을 추듯 제자리에서 360도로 회전도 한다. 차량 내부를 보면 스티어링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운전대에 거치해 차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엠비전X는 4인승 PBV 콘셉트카로, 미래차의 실내공간 활용성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엠비전X는 사방의 창문이 투명 디스플레이로 이뤄졌다. 탑승자 마다 개별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모든 디스플레이에 하나의 콘텐츠를 띄워 일종의 소형 영상관처럼 활용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기둥 모양의 버티컬 칵핏으로는 손짓 등으로 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 관련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장기적으로 지상을 넘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이라고 부르는 쉽게 말해 도심형 항공 택시 사업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19년 UAM사업부(현 AAM본부)를 설립하고, 사업부를 이끄는 수장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 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이듬해 UAM 수직이착륙기 콘셉트인 'S-A1'을 공개하고 2021년엔 UAM 사업 법인 '슈퍼널'을 미국에 설립했다.
현대차는 UAM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UAM 사업은 초기에 4~5명 승객을 공항이나 도시 외곽에서부터 도심으로 실어나르는 40~50km 정도를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현대차는 도시와 도시 사이를 오고 가는 지역항공교통(RAM)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RAM은 중대형 화물 운송 사업에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먼 거리를 더 무거운 물체를 싣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동력원 확보가 선결 과제다.
업계에서는 이를 현대차그룹이 독자적으로 보유한 수소 연료전지 기술을 통해 추진할 것으로 예측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거리엔 전기 배터리 보다 수소 연료전지가 해답이라고 보고 있다"며 "기술개발을 통해 안전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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