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임기 시작부터 주요 현안 처리에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본사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첫 출근과 취임식이 불발된 데다 노조와 합의도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업무 추진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에게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산은 본점 지방 이전 임무를 받고 온 낙하산 회장을 거부한다” 강 회장을 막아섰다. 또 “산업은행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낙하산을 박살 내자”, “정책 금융 말아먹는 낙하산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려고 왔다. 제가 일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면서 “더 많은 대화와 소통으로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겠다”고 설득했다.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선 “대화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같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발길을 돌렸다.
강 회장은 이날 조윤승 산은 노조위원장과 독대 면담을 갖고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 끝에 합의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취임식도 미뤄졌다. 강 회장은 제19대 국회의원과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역임한 경제 분야 정책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이었다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경제 교사’로 활약했다.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맡아 경제정책을 총괄했고 20대 대선 과정에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본부 정무실장을 맡아 경제공약 설계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엔 인수위 정책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산은 노조가 부산 이전 공약과 관련해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노사 합의가 이뤄질 때 까지 출근 처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인 만큼 당분간 출근길 대치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 역사상 최장 출근 저지 사례는 지난 2020년 임기 시작 27일 만에 첫 출근에 성공한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IBK기업은행장이다.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구조조정 현안도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은은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쌍용차 매각,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합병 등 굵직한 과제가 쌓여있다.
앞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위해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하려 했지만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불발됐다. 쌍용차의 경우 인수 의사를 밝힌 에디슨모터스가 투자계약 인수 대금을 미납해 쌍용차가 지난 3월 인수·합병 계약을 해지하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지난달 KG그룹이 새로운 인수 후보로 결정되며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