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팔뚝에 ‘루나’라는 글자와 달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 그림을 그렸던 미국의 가상화폐 억만장자가 18일(현지시간)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LUNA)와 그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반성의 메시지를 남겼다. 라틴어인 ‘루나’는 우리말로 달을 의미하며, 코인 투자자 사이에선 ‘달에 간다’(Go to the moon)는 말은 가격 급등으로 풀이된다.
한때 루나 창시자 권도형(Do Kwon) 테라폼 랩스 대표에게 ‘킹 루나틱’이라는 별명도 얻어 루나 가격이 오를 때면 자신을 ‘루나틱’(열성 루나 투자자)이라고 소개하고 다닌 그는 결국 이날 자사 주주들에게 이번 코인 폭락과 관련한 내용의 반성문을 보냈다.
노보그래츠는 서한을 통해 “루나와 테라에서만 400억달러(약 50조원) 시장가치가 사라졌다”며 “그것은 실패한 큰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 붕괴를 막기 위한 준비금이 충분치 않았다”며 “항상 상황은 뒤늦은 깨달음과 함께 더욱 명확해진다”고 덧붙였다.
그의 반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은 “노보그래츠가 루나와 테라 폭락 원인을 단순히 거시환경 탓으로만 돌렸다”고 지적했다. 경제지 포춘(Fortune) 또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 가치를 루나로 뒷받침하는 방식은 결국 붕괴될 것이라는 경고는 예전부터 있어왔다”고 꼬집었다.
테라는 기존에 현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여타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과 달리 자체 발행한 루나로 테라 가치를 증명하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다단계 사기’ 등 위험성에 관한 지적이 늘 있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는 권 대표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고, 사기 혐의 고소를 추진 중이다. 로펌 내부에 투자 피해자가 있어 별도 피해자 모집 등의 절차 없이도 19일 서울지방경찰청 금융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변호사 6명을 투입해 소송 서류를 검토하고 있으며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사 수신은 인허가나 등록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네이버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도 다음 주 안에 권 대표 등을 사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려 한다. 현재 진정서 모집 단계다.
모집 대상은 탈 중앙화 금융(DeFi‧Decentralized Finance)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탈 중앙화 은행) 투자자와 루나 코인 투자자 등이다. 해당 카페 회원은 현재 1600여 명이다. 이들은 권 대표와 함께 테라폼 랩스를 공동 창업한 신현성 차이홀드코 대표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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