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유가 폭등과 더불어 연초 삼표산업의 채석장 토사붕괴사고로 인해 시멘트 등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건물을 짓고 싶어도 재료가 없어서 지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탓이다.
KOMIS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니켈가격은 톤당 3만3750달러, 알루미늄은 톤당 3415달러였다. 광물종합지수는 25일 기준 3867.33으로 전일대비 1% 올랐다.
시장전망 지표에서도 유연탄과 니켈, 철광석 등 건설현장 수요가 높은 자원들이 일제히 ‘위험’ 전망을 나타내고 있었다.
지난 1월 붕괴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의 양주 채석장은 수도권 북부 전체 골재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공사의 주 재료인 시멘트에 필요한 모래나 자갈 등 골재의 상당량을 차지하던 이곳이 사고로 인해 영업을 정지하면서, 수도권 전역의 공사 자재 마련이 꽉 막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 이후 공사 품질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부담의 원인이다.
지난 1월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도 콘크리트 강도의 기준 미달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시험 결과, 대다수 시험체가 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에 미달(17개층 중 15개층)한 것으로 드러났다. 콘크리트 강도 부족은 철근과 부착 저하를 유발하여 붕괴 등에 대한 건축물의 안전성 저하로 이어졌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대재해법 시행이 예고된 뒤로 현장 감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자재비는 물론 인건비도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차기 정부가 관련 규제를 손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수주에 있어서도 예전보다 깐깐하고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유가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WTI(서부텍사스유)는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75.21달러대에 거래됐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며 4월 5일 기준 101.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도 75달러대에서 103달러대로, 브렌트유도 77달러대에서 106달러대로 급등했다.
러시아 국영기업 카스피해송유관컨소시엄(CPC)은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흑해로 연결되는 송유관의 가동을 최소 두 달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 등 전세계로 흘러가는 원유 수출길이 막히게 되면 국제유가 고공행진은 불가피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자재 수급 불안으로 인한 건설공사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관련 업계를 통해 유연탄 수급 상황과 시멘트, 레미콘 생산·출하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산량 증대를 위한 업계 애로사항을 신속히 파악·해결하는 등 자재수급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며 “유연탄 수급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수입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호주 등 대체국가로의 수입선 다변화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멘트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및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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