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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대박’ 권희백 대표, 디지털·글로벌 투자 강화

기사입력 : 2022-03-28 00:00

(최종수정 2023-01-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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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토스뱅크 투자한 곳마다 대박 행진
MZ세대 고객 유치 위해 WM본부 조직개편

‘투자 대박’ 권희백 대표, 디지털·글로벌 투자 강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두나무(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와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 등 최근 관심을 갖고 투자한 곳마다 대박을 터뜨린 ‘투자의 귀재’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디지털과 글로벌 투자 강화에 나섰다.

우선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비대면 플랫폼과 콘텐츠, 마케팅을 고도화했다. 아울러 대면 자산가(VIP·Very Important Person)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자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본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올해에는 ‘글로벌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사업부’를 신설해 회사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 또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설립한 해외 법인 ‘파인트리(Pinetree) 증권’을 앞세워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현지에서 입지를 키울 방침이다.

‘디지털 중심 성장성’에 배팅하는 권희백 대표
권희백 대표의 투자 비법은 ‘디지털 중심의 성장성 배팅’이다. 기업가치가 약 1조원이었던 두나무 주식 6.15%(206만9450주) 583억원에 매입해 몇 개월 만에 ‘대박’ 수익률을 거둔 것도, 토스뱅크를 두 차례 걸쳐 약 375억원 규모로 지분 8.86%를 인수한 것도 모두 미래 기업가치를 ‘디지털’에서 찾은 그의 안목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그가 투자를 한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가상 화폐 붐으로 업비트는 기업가치가 급등했고, 토스뱅크 역시 아직 흑자를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출범한 뒤 ‘은행 업계 메기’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중심의 고객들에게 눈도장 찍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초 600억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업비트와 증권플러스 비상장 플랫폼 등을 보유한 ‘두나무’ 지분 6.15%(206만9450주)를 매입해 불과 몇 개월 사이 무려 1700% 수익률을 냈다.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가 뉴욕 증시에 데뷔하는 등 최근 대내·외 우호적 요건이 뒷받침하면서 두나무가 장외시장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두나무의 경우 블록체인(공공 거래 장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한화투자증권이 추진하는 다양한 혁신 금융 서비스에 최적화한 기술을 적용하고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대표 정현경)’ 지분 1.5%를 20억원에 인수했다. 뮤직카우는 2017년부터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개발해 개인도 소액으로 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뮤직카우가 가수들의 음원 저작권을 갖고, 이를 쪼개 판매하는 방식이다. 회원은 지분 비율에 따라 저작권 수익을 나눠 받는다.

이러한 ‘조각 투자’ 방식은 개인이 혼자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을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뮤직카우 누적 회원 수는 100만명이 넘었고, 거래액도 3400억원에 육박한다.

뮤직카우는 윤종신, 이무진, 선미 등 유명 가수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도 준비 중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위원장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가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에 증권성이 있는지에 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실무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인데, 이번 계기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영업을 이어가게 되면 오히려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덜게 돼 저작권 투자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닫기이원덕기사 모아보기), 한화생명(대표 여승주닫기여승주기사 모아보기), 한화자산운용(대표 한두희닫기한두희기사 모아보기)과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화금융 계열사 3사와 우리은행이 함께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첫 공동사업으로 이들은 우리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우리원(WON) 뱅킹’에 한화투자증권의 주식투자서비스를 탑재해 국내외 상장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한화투자증권과 베트남의 파인트리증권 등 한화금융 계열사와의 글로벌 협력 ▲한화생명 신규 보험상품 및 서비스 공동 마케팅 ▲국내외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유망 기업에 관한 공동 투자 등의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각 사는 실무자로 구성된 공동 협의회를 구성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밖에도 지난 2018년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빅데이터 자회사 ‘데이터애널리틱스랩’를 설립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NHN페이코(대표 정연훈) 등 ‘테크핀(TechFin·기술+금융)’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지분출자 방식으로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지점 조직 운영을 위한 ‘권역 제도’를 폐지하고 ‘금융센터(HFC) 제도’를 신설했다. 기존에 전국 지점을 8개 권역별로 나눠 관리하던 방식을 12개 금융센터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지역을 세분화해 금융센터를 거점으로 맞춤형 영업 전략을 추진해 MZ세대 등 디지털 친화 고객과 대면 VIP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중요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핀테크(금융+기술) 기반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 자본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
지난 2017년 취임한 뒤 한화투자증권을 배당을 다시 할 정도로 튼튼한 회사로 바꿔놓은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안정적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올린다.

금융투자협회(회장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지난해 말 59개 증권사 중 한화투자증권은 자본총액 1조8607억원으로 1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1조원 초반대였던 자기자본을 1년 사이 48.9%나 끌어올린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441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권 대표가 취임한 2017년 순이익 44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해외에서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 2020년에는 해외 대체투자와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부문이 위축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연초부터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베트남 법인 ‘파인트리증권’은 2019년 출범 이후 2년 만에 처음 흑자를 거뒀다. 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자산관리(WM) 본부의 위탁매매와 금융상품 판매 수익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인트리증권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했다. 지난 2020년 초 온라인 계좌 개설 서비스를 도입했고, 주식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를 위해 가상 투자 학습과 실습을 결합한 실시간 교육 애플리케이션(앱) ‘스톡(Stock) 123’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알파 트레이딩(Alpha Trading)’,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전자 신원확인 서비스(e-KYC)’를 도입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으로 한화투자증권은 고객에게 높은 평가를 받아 인터내셔널 데이터 그룹(IDC·International Data Group)과 베트남 증권업 협회 ‘VASB(Vietnam Association of Securities Business)’가 주관하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포럼’에서 ‘2021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혁신 애플리케이션’을 수상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인트리 증권이 베트남의 디지털 금융시장 발전에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기술력과 자본을 아낌없이 지원해 파인트리 증권이 베트남을 대표하는 금융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한화그룹 내에서 한 계열사를 가장 오래 맡아온 장수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평가받는다. 1963년 태어나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경영대학원(Wisconsin-Madison)에서 경영학 석사과정(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을 마친 그는 1998년 한화증권에 입사했다. 그 뒤 한화증권 자산운용본부장, 기획관리본부장, 한화생명 투자부문장, 한화투자증권 경영관리총괄 등을 역임한 뒤 2017년 3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에 올랐다.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하반기부터 발생한 파생결합증권 관련 운용손실로 2년 연속 순손실을 보고 있었다. 권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됐고, 대표에 오른 뒤 파생결합증권 운용 규모를 줄이고 자산운용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과 함께 인력을 개편하는 등 위험관리 강화에 힘썼다.

여기에 주식매매 회전율 제한 완화 등 리테일(소매) 부문에서 각종 제한 규정을 완화해 사업 경쟁력을 높였고, 취임한 해부터 한화투자증권을 매년 순이익을 달성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권 사장은 2019년 3월과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2023년 3월까지 한화투자증권을 이끌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은 주요 사업뿐 아니라 베트남 사업과 싱가포르 대체투자, 토스뱅크나 두나무 등 디지털사업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주주 가치 강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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