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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숫자 30] 수협맨 30년 첫 내부 출신 김진균 수협은행장

기사입력 : 2022-03-07 00:00

(최종수정 2022-03-0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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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경영 앞세워 5년 만에 순익 492% 성장
“수협중앙회 조기 상환으로 어업인 지원 강화'

[의미 있는 숫자 30] 수협맨 30년 첫 내부 출신 김진균 수협은행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고, 강산도 10년이면 변한다. 그만큼 세월의 힘은 강하다.

김진균닫기김진균기사 모아보기 Sh수협은행장은 30년간 수협에 몸담은 ‘수협맨’이다. 1992년 29살 나이에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2020년 11월 ‘첫’ 내부 출신으로 수협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김 은행장은 지나간 세월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30년간 그가 지켜온 경영철학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다가올 30년 수협은행장이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까?

<한국금융신문> 30주년을 맞아 30년간 수협에 몸담은 그에게 직접 그간의 세월과 미래 방향을 들었다.

돌아본 30년 초심으로…‘기본’ ‘상생’
김진균 수협은행장은 “한 시대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온 <한국금융신문>과의 인연은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30주년 축하 인사를 먼저 건넸다.

첫 직장에서 30년 동안 근무 중인 사회생활 비결은 무엇일까? 그에게 30년 전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김 행장은 “처음 직장에 몸담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마음은 크게 두 가지”라고 답했다.

첫째는 ‘기본’이다. 그는 “‘기본이 튼튼하면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오랜 기간 금융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더욱 크게 느끼게 됐다”며 “은행업의 기본은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 이익이 곧 은행 성장이 된다는 고객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금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상생’이다. 김 행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제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항상 선후배와 동료 임직원을 제 인생 최고의 고객이자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수협은행 100년 지속성장’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함께 먼 길을 여행해야 할 가족이기 때문”이라며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누구나 일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는 직장을 만드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 소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만족’과 ‘고객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금융사에서 직원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면, 그 감정은 함께 일하는 동료, 고객님들께 고스란히 전달될 수밖에 없다”며 “직원과 고객이 모두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은 경영자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업통’ 김진균 행장에게 놓인 과제
김진균 수협은행장은 30년 수협 생활 중 25년을 영업 부문에서 활약한 ‘영업통’이다. 그가 거쳐간 지점마다 우수한 성과평가를 기록했다.

영등포지점에서 근무했던 2012년 상·하반기 모두 종합성과평가에서 우수 영업점에 뽑혔고, 2014년 압구정역지점에서는 상반기 카드 회원 증대 우수상과 종합우수상을 받았다. 2017년 충청지역금융본부에서도 경영 대상 3위에 올랐다.

그의 진가는 은행장이 오른 뒤에도 실적 면에서 나타났다. 정부가 가계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수익 성장세를 이뤘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5년 만에 72% 늘어난 57조1908억원, 당기순이익은 492% 불어난 2843억원을 거뒀다.

과거 기업금융 비중이 컸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간 45 대 55 수준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대출자산 건전성 개선에 관심을 기울인 덕분이다.

아울러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다양한 상품 출시와 고객 접점 채널 다양화 등 다각도 변화를 꾀한 것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그런 그에게 현재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수협중앙회(회장 임준택)의 공적자금 조기 상환’이다. 김 행장은 재직하는 동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주저 없이 ‘자생력 강화’를 꼽았다.

수협은행이 추구하는 모든 경영활동은 ‘향후 100년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 확충 마련’에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수협은행이 자생할 수 있도록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고 어업인 지원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수협은행만이 잘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 효율성과 생산성,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 중이다. 다행히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가 지난해 공적자금을 조기에 일시상환할 경우 발생하는 세제상 불이익을 없애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상환 속도를 더 올릴 수 있게 됐다.

조직도 개편했다. 취임 직후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영업 전문 인력을 재배치해 현장 영업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는 실적 향상에 기여한 직원 65명을 승진시키기도 했다. 연공서열에 따른 무사안일주의를 벗어나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 원칙을 정립한 것이다.

또한 수익성을 높이고자 ▲가계·기업 두 분야에서 동시에 안정적 수익창출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 ▲순이자마진율(NIM·Net Interest Margin) 개선을 위한 저비용성 예수금 증대 ▲수익 중심 현장 영업 확대 ▲선제적 리스크(위험) 관리 ▲디지털금융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예금보험공사(사장 김태현닫기김태현기사 모아보기)에 제출한 ‘2021년 수협은행 경영정상화 계획’ 역시 인력 관리와 비용 집행 효율성이 주요 내용으로, 핵심은 ‘수익성 강화’다.

김 행장은 공적자금 상환과 함께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상황 속 국제결제은행(BIS) 자본 규제 기준인 바젤 III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13년 국내은행에도 적용된 바젤 III는 부실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 8% 이상, 보통주자본비율(CET1) 4.5% 이상, 기본자본비율 6% 이상 등을 규정한다.

현재 수협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대출 증가와 공적 자금 상환 등으로 인해 금융당국 권고치인 ‘13%’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김 행장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1000억원 규모 보통주자본 증자를 결의했다.

‘라온이’ 앞세워 MZ세대에게 다가간다
김진균 수협은행장은 앞으로 30년을 넘어 100년 지속성장을 하기 위한 청사진을 묻는 질문에 “현재 경영 트렌드(최신 경향)을 잘 분석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누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느냐가 성패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면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수요를 파악하고 맞춤 상품과 서비스 제공으로 핵심예금 유치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며 “자칫 화려한 신기술의 홍수 속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객에게 도움 되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지속성장 기반 확충’을 경영목표로 삼고, ‘뉴 챌린지(새로운 도전) 2022’를 슬로건(구호)으로 정했다.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하고 3000억원 순익 실현이 구체적 방향이다.

김 행장은 올해 하반기 수협은행 대표 캐릭터 ‘라온이’를 앞세운 ‘이미지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려 한다. 또한 만기일·납입금액·자동이체 주기 등을 고객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송금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서비스 모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헤이뱅크(Hey! Bank)’에서 구현한다. 모바일을 활용해 고객이 재미있고,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해 어업인만 사용하는 ‘특수은행’ 이미지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와의 접점을 늘리려 한다. 수협은행 디지털·마케팅 담당 실무부서는 MZ세대 고객을 겨냥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푸시 메시지 등을 적극 동원해 ‘알아두면 쏠쏠한 생활 속 금융 정보’ 등 실생활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댓글 이벤트를 여는 등 고객 참여 마케팅도 늘리는 중이다.

전 세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경영’도 더 세심하게 다듬는다. 김 행장은 “올해가 수협은행 ESG 경영 원년”이라고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수협은행은 기존 사회 공헌 활동에서 나아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떠받칠 수 있는 밑거름으로서 부문별 사업을 더 구체화할 방침이다.

특히 ‘독도사랑카드’ ‘어촌복지예금’ ‘보고싶다 명태야적금’ ‘Sh해양플라스틱 제로 예·적금’과 같이 수협은행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해양 생태계 관련 금융 상품을 더 기획하려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 입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도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이들에게 9400억원가량 여신(대출)을 지원했다.

또한 수협중앙회 상급 기관인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 지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해 1년 간 4000억원 규모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주기적 방문을 통해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고객’과 ‘신뢰’, ‘행복’을 끊임없이 강조한 김진균 수협은행장. 30년간 그는 ‘수협맨’으로서 충분히 행복하고, 그 행복을 고객에게 전하지 않았을까. 강산이 3번 바뀔 동안 어업인을 포함한 고객과 굳건한 신뢰를 쌓아온 김진균 행장이 앞으로 100년 지속 성장할 수협은행에 어떤 행복을 전해줄지 그의 발걸음이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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